1600만명의 국민이 받는 국가건강검진에서 의사가 아닌 의료진이 진찰이나 판정을 내리는 등 대리검진으로 의료법을 어긴 건수가 지난 5년간 1만8000건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은 8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대리검진에 따른 의료법 위반 건수는 1만7459건”이라고 밝혔다. 의사가 아닌 간호사 등이 자가 진찰이나 판정을 한 경우가 8263건으로 가장 많았고, 임상병리사가 해야 할 소변 검사를 다른 병원 인력이 실시하는 경우도 8036건에 달했다. 이외에도 의사가 아닌 의료진이 자궁경부세포를 채취한 경우(936건), 방사선사의 흉부 촬영 검사 등을 대신한 경우(197건), 간호사나 간호조무사의 신체 계측 등 대리(27건) 등 의료법 위반 행위가 조사됐다.
백 의원은 “대리 검진은 국민 건강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줄 수 있는 범죄”라며 “더 큰 문제는 환자 본인이 대리검진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건강검진기본법에 따르면, 의사가 아닌 자가 진찰·판정을 할 경우 건강검진 의료기관 지정이 취소된다. 백 의원은 “처벌 기준과 대응 방안 등 관련 대책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했다.
“대리검진에 따른 의료법 위반 문제와 함께 의료기관의 건강검진 부당청구도 문제”라고 백 의원은 전했다. 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8095개 의료기관이 251만건의 건강보험 부당 청구로 적발됐다. 부당청구로 환수가 결정된 금액은 301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실제 징수율은 37.8%(113억)에 그쳤다. 1478곳의 의료기관이 두 차례 이상 부당 청구로 적발됐다. 68곳은 네 차례 부당 청구로 걸렸다. 1478곳 중 66.1%는 동네 의원(977곳)이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건강검진을 받은 국민은 2015년 1371만명에서 지난해 1618만명으로 18% 증가했다. 건강검진을 실시하는 의료기관도 같은 기간 2만72곳에서 2만3030곳으로 14.7%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