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페너로 이름난 ‘오츠커피’가 지난 7일 프랑스 파리 중심가에 해외 1호점을 열었다. 해외 커피 브랜드가 국내에 진출하는 경우는 많았지만 한국 커피 브랜드, 그것도 대형 프랜차이즈가 아닌 소규모·로컬 브랜드가 카페 문화의 본고장인 유럽에 진출한 건 처음이다. 오츠커피 송민호 대표는 “오픈 첫날부터 500여 명이 방문했다”며 “손님 대부분이 한국 카페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찾은 현지 프랑스인과 외국인 관광객으로, 한국인 손님은 5%도 안 됐다”고 했다.

프랑스 파리에 문 연 오츠커피./오츠커피

‘K카페’의 해외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파리뿐 아니라 영국 런던, 홍콩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한국 스타일로 재해석한 카페가 속속 문을 열고 있다. 국내에서 유행한 음료와 음식을 소개하거나 현지 메뉴를 한국 식재료로 재해석해 인기를 얻고 있다. 19세기 말 국내에 ‘가배(珈琲)’라는 이름으로 커피가 소개됐는데, 이제 한국식 카페가 역수출되고 있는 것이다.

런던 ‘토끼야(Tokkia)’는 인절미를 활용한 메뉴로 주목받고 있다. 콩가루를 더한 ‘인절미 말차 라테’와 ‘인절미 호지차 바닐라 라테’가 대표 메뉴다. 일본에서 탄생했지만 국내에서 사랑받고 있는 소금빵을 소개하기도 했다. 런던 ‘룩 레프트 바이 유구(Look Left by Yugu)’는 영국에서 아침 식사로 즐겨 먹는 ‘토스티(toastie·구운 샌드위치)’에 김치와 고구마를 넣은 ‘김치 고구마 치즈 토스티’가 베스트셀러다. 역시 런던에 있는 ‘천사다방(Angel Dabang)’은 꽈배기·다방커피·쌍화차 등 한국식 메뉴를 옛날 다방 분위기의 매장에서 판매한다.

K카페가 한국식 식음료만으로 사랑받는 건 아니다. 홍콩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한국식 카페 유행을 소개하면서 K카페의 특징을 뚜렷한 콘셉트를 바탕으로 한 매장 연출과 음료·음식 개발이라고 최근 분석했다. 지난해 홍콩 센트럴에 문 연 ‘하우스 커피 클럽(Haus Coffee Club)’은 독일 바우하우스 디자인 운동에서 영감을 얻은 미니멀한 인테리어로, ‘메이슨 포켓(Mason Pocket)’은 아프리카를 테마로 매장을 꾸며 차별화했다고 소개했다.

SCMP는 “한국 스타일 카페는 사진을 찍으면 잘 나오는 이른바 인스타그래머블한(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공간을 선보인다는 공통점도 있다”며 “그동안 홍콩 카페는 ‘카페인 충전소’에 가까웠는데, 집도 사무실도 아닌, 세련되면서도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제3의 공간’을 필요로 했던 홍콩 MZ세대에게 K카페가 어필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