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크뤼까지 가는 길은 부담 없이 최상의 경치를 즐길 수 있는 트레킹 코스였다. 걸으면 훨씬 더 다양한 각도의 경치를 즐길 수 있다. 차를 타고 다닐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인다. /박병원

‘걸으면 살고 누우면 죽는다’는 말은 좀 과장이라고 해도, 건강을 위해 걷기가 점점 더 중요해지는 노년에도 걸어서 갈 수 있는 여행지 정보를 공유하고자 한다.

걷기 중심의 여행사들도 많이 있다. 50대 후반에 처음 직장을 그만뒀을 때는 걷기 전문 여행사들을 따라다니기도 했다. 더 나이가 들면 걸을 수 있는 능력은 개인적으로 천차만별이 된다. 걷기 전문 여행사들의 상세 일정을 들여다보면 좀 무리일 것 같은 일정이 섞여 있어 못 따라간 경우가 왕왕 있었다.

걸으면 훨씬 더 다양한 각도의 경치를 즐길 수 있고 차를 타고 다닐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인다. 바로 꽃이다! 자연히 사진을 찍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니 여행사를 따라다닐 때는 가이드와 일행의 눈총을 많이 받았다. 먹는 것 역시 여행의 큰 즐거움이다. 시간의 배분과 숙소, 식당의 선택에서 더 많은 자유를 누리려면 결국 자유여행을 할 수밖에 없다.

필자가 해발 고도 2000m를 넘는 곳을 선호하는 이유가 있다. 온대 지방에서 해발 1500m까지는 키 큰 나무들의 세상이고 2000m까지는 키 작은 나무들이 살며 그 너머는 풀꽃들의 세상이다. 한국 사람들은 크고 화려한 열대 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청초한 꽃들은 대개 2000m 안팎의 고도에 있다. 숲길을 걷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시야를 가로막는 나무 없이 수십㎞ 밖까지 탁 트인 경치를 보며 걷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3000m가 넘어가면 건강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필자가 열심히 고도 정보를 표시하는 이유다.

장거리 운전이 부담스러운 나이임에도 렌터카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도 역시 자유 때문이다. 알프스에 가면 해발 2000m 높이의 고개에도 기차와 버스가 가고 3000m 넘는 곳에도 케이블카가 데려다 주지만,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움직이려면 아무래도 차를 끌고 다니는 것이 낫다.

궁궐·성당·박물관·미술관 등 사람이 만든 작품에 대한 여행 정보는 넘쳐 나니 대부분 생략하고 필자가 가 본 곳의 정보만 제공한다. 이 여행기는 ‘신의 작품’ 중심이고 사람의 작품은 ‘여기까지 왔으니 들러본 곳’에 대해 제한적으로 소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