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에는 홀로여행족이 꽤 많다. 기자도 혼자 여행을 갔울 때, 가장 많이 배우고 가장 자주 감동한다. 새 친구를 사귀는 기회도 즐거움 중 하나다.

협곡 사진을 찍기 좋은 시간은 늦은 오후. 부드러운 볕만 들어오는 사진을 찍고 싶어 험한 아랫쪽으로 내려갔다. 장관이었다. 회사 선배쯤 되는 연배의 부부가 그 절경을 배경으로 어렵게 ‘셀카’를 찍고 있었다. 딱 봐도 잘 나올 수 없는 각도였다. 한국 아줌마의 ‘오지랖’ 정신이 튀어 나왔다. 사진 여러장을 찍어줬다.

몇 시간 후, 호텔 앞에서 다시 만났다. 이런 우연이. 프랑스에서 왔다는 루이스와 아니크, 차를 마시며 피카소 얘기를 나눴다. 한참 있다가 루이스가 말했다. “투우 경기장은 가봤어요?” 다음 날 론다 투우 경기장에 같이 가자는 제안이었다.

세비야에 있는 알폰소 13세 호텔의 뷔페식 아침 식사. /박은주 기자

투우에 대한 그의 관심은 대단했다. 론다에서 투우가 발달한 건 ‘군대 해체’ 조약 후 장교 인력을 유지하려는 편법이었으며, 그래서 사실 투우에서는 소보다 말과 기마병이 더 중요하다, 말발굽은 손톱처럼 자라기 때문에 2주에 한 번 갈아줘야 한다…. 상급 가이드 투어를 하는 느낌이었다. 루이스와 아니크가 헤어지면서 말했다. “내년에 툴루즈 우리 농장에 꼭 놀러 와요. 우리 집에 방이 엄청 많으니까.” TV 여행 프로그램에서는 출연자가 맨날 ‘우연히’ 만난 주민에게 초대를 받던데, 그걸 이루게 됐다.

홀로 여행할 때는 비수기에 떠난다. 혼자서도 괜찮은 호텔에 묵을 수 있다. 스페인에서는 국영 호텔 ‘파라도르’가 1순위다. ‘국영’답게 가장 좋은 위치, 클래식한 룸 인테리어, 많은 직원들. 밤에 늦도록 깨어 있고, 아침을 대충 먹는 유럽은 그 식문화가 호텔에서도 이어진다. 호텔 아침밥은 우리나라나 일본 호텔에 비하면 가짓수가 조촐을 넘어 초라하다. 파라도르는 격식 있고, 훌륭한 아침을 제공한다.

이번 여행에서는 스페인·포르투갈의 여러 도시에 머물렀는데 아침 식사가 인상적이었던 곳은 세비야의 ‘알폰소 13세(Alfonso XIII)’ 호텔이었다. 1929년 이베로-아메리카 박람회를 앞두고 파리 리츠, 런던 사보이 호텔을 벤치마킹해 지은 호텔로 우아한 아르데코 양식이 돋보인다. 중정을 낀 우아한 식당에서의 아침밥, 그날 점심은 건너뛰었다. 혼자 잘 먹고 다니기에는 뷔페만 한 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