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쉐린 가이드가 지난달 프랑스 파리에서 ‘미쉐린 키(열쇠) 셀렉션’을 발표했다. 음식점을 평가해 수여하는 ‘미쉐린 스타(별)’와 달리 미쉐린 키는 세계 각국 호텔을 대상으로 한다. 미쉐린의 호텔 평가는 125년 역사상 처음이다. 미쉐린은 식당과 마찬가지로 호텔도 3등급으로 평가한다. 올해 국내 호텔 중에서 가장 높은 등급인 ‘3키’를 받은 곳은 없고, 롯데 시그니엘 서울과 부산이 각각 ‘2키’를 얻었다.
미쉐린과 함께 세계 외식 업계 평가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W50B)’은 2023년 ‘월드 50 베스트 호텔’을 발표했다. 업계 종사·관계자 투표로 세계 최고 식당 50곳을 선정하는 방식을 그대로 적용, 세계 최고 호텔 50곳을 가리고 순위를 발표한다. 올해는 홍콩 로즈우드가 1위, 방콕 포시즌스와 카펠라가 2위와 3위에 오르는 등 아시아 지역 호텔 6곳이 10위 안에 들어 강세를 보였다.
미쉐린과 W50B가 호텔로 영역을 넓힌 건 수익 확대 및 수익성 향상을 위함이다. 미쉐린은 새로운 국가에 진출할 때 관광청에서 협찬 형식의 금전적 지원을 받는다. W50B도 매년 랭킹 발표 행사를 여는 도시의 시 정부나 도시가 속한 국가 관광청에서 협찬금을 받는다. 명품·신용카드 등 기업 스폰서십도 무시할 수 없는 수입원이다. 호텔로 분야를 늘리면 협찬과 스폰서십도 확장할 수 있다.
2025 월드 50 베스트 호텔 1~10위
| 호텔 | |
| 1위 | 로즈우드 홍콩 |
| 2위 | 포시즌스 방콕 |
| 3위 | 카펠라 방콕 |
| 4위 | 파사라쿠아(이탈리아 코모) |
| 5위 | 래플스 싱가포르 |
| 6위 | 아틀란티스 더 로열(두바이) |
| 7위 | 만다린오리엔탈 방콕 |
| 8위 | 차블레 유카탄(멕시코) |
| 9위 | 포시즌스 피렌체 |
| 10위 | 어퍼하우스 홍콩 |
미쉐린은 협찬금·스폰서십 등 간접적 수익원에 더해 직접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도 만들었다. 미쉐린은 2018년 미국 온라인 여행 업체 태블릿(Tablet)을 인수해 호텔 검색·예약 플랫폼 ‘미쉐린 가이드 호텔 컬렉션’을 출범시켰다. 이 플랫폼에는 미쉐린 키 호텔 2757곳을 포함, 전 세계 7000여 호텔이 올라와 있다. 플랫폼에서 호텔을 예약하면 미쉐린은 숙박료의 10~15%를 커미션으로 받는다.
여행 업계 관계자 A씨는 “호텔은 식당보다 월등하게 짭짤한 분야”라고 했다. 그는 “아무리 비싼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도 한 끼 300달러(약 45만원) 정도지만 호텔 최고급 룸은 하룻밤에 1000달러(약 150만원)가 훌쩍 넘는다”며 “또 식당은 아무리 맛있어도 이틀 연속 방문이 드물지만, 호텔은 기본 2~3박이니 매출 단위가 다르다”고 말했다. 호텔들이 낮은 이익 심지어 손해를 감수하며 고급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건, 레스토랑을 미끼로 룸을 팔려는 전략이라고 했다. 결국 미쉐린과 W50B도 식당 가이드와 랭킹으로 쌓은 인지도와 공신력으로 새로운 비즈니스와 수익 창출을 모색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