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탈문 앞 바위에 '마음의 정원'이라고 쓰여 있는 서울 진관동 '진관사'. 경내를 한 바퀴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환기된다. / 박근희 여행기자

도심과 도심 가까운 곳에도 명상과 묵상, 침묵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마음의 정원’을 모토로 삼은 서울 진관동 진관사는 북한산 자락에 자리해 등산객이 더해지는 주말이나 공휴일을 제외하곤 한적하고 고요한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해가 차츰 기우는 시간부터는 탐방객이 줄어 더욱 호젓한 산책이 가능하다. 특히 ‘백초월길’은 불교계를 대표하는 독립운동가 백초월 스님을 기리는 명예도로로 진관사 ‘극락교’부터 ‘세심교’를 건널 때까지 계곡 물소리가 백색소음처럼 함께한다.

'진관사' 초입에 있는 '한문화체험관'. 1층 카페 '물다움' 한쪽엔 좌식 좌석이 마련돼 있다. / 박근희 여행기자

천천히 사찰을 둘러보고 진관사 경내 찻집 ‘연지원’이나 진관사 초입에 있는 ‘한문화체험관’ 1층 ‘물다움’ 카페의 좌식 의자에 앉아 따끈따끈한 쌍화차·대추차 한잔 마시며 쉼표를 찍고 나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힘이 생긴다. 2021년에 개관한 한문화체험관 2층에선 템플스테이의 하나로 때때로 명상, 마음 챙김 행사를 진행하기도 하니 진관사 공식 홈페이지를 참고하자. 서울 구기동 금선사는 주중에만 운영하는 휴식형 템플스테이 외 금·토요일에 ‘108 염주 만들기 그리고 스님과 차담’ 프로그램(1박 2일 성인 8만원, 예약 필수)이 인기다. 아름다운 싱잉볼 명상과 스님과의 차담으로 생각을 비우는 시간을 갖는다.

서울 마곡동 '벤의 서재'는 대화 금지뿐 아니라 노트북 타이핑도 금지다. 침묵은 물론이고, 독서 외에 그 어떤 것도 허락하지 않기에 온전히 독서에 몰입하며 침묵을 즐길 수 있다. / 벤의 서재

나만의 시간에 오롯이 빠져들게 만드는 침묵의 공간도 있다. ‘대화 금지령’을 내린 서울 북아현동 ‘침묵 카페’에 이어 대화 금지령에 더해 ‘노트북 타이핑 금지령’까지 내린 서울 마곡동의 북 카페 ‘벤의 서재’는 책 속으로 침묵 여행을 떠나기에 최적화된 공간이다. 완벽한 독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침묵과 스마트폰 음소거는 필수, 노트북 사용 금지다. 대신 서재에 있는 주인 소장용 책 1000여 권을 자유롭게 꺼내 읽으며 주인이 책을 읽고 만든 메뉴들을 맛볼 수 있다. 대표 메뉴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속에 나오는 마들렌이 곁들여지는 메뉴다. 1인석 이용권(시간 제한 없이 메뉴 포함 1만5000원부터) 등 좌석은 네이버 예약 페이지를 통한 예약 우선. 침묵할 준비가 되었다면, 도전해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