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 전 프랑스 파리에 처음 갔을 때 중심가에서 높은 빌딩이 안 보이는 게 신기했다. 1973년에 완공된 200m 넘는 몽파르나스 타워가 파리의 스카이라인을 망친다는 여론 반발로 1977년 건물 높이를 37m 이하로 제한하는 법이 만들어졌다. 파리 외에도 런던·워싱턴·로마·도쿄 등 오래된 세계 주요 도시의 중요한 역사적 유적지 주변에는 대부분 이런 고도 제한이 있다. 다만 도시마다 구체적 규정 내용은 다르다.
사진은 서울 세운상가 5층 북쪽 테라스에서 담은 종묘와 북한산 풍경이다. 종묘는 사극에 자주 등장하는 대사 ‘종묘사직을 살피소서’의 그 종묘다. 그만큼 우리 민족에게 크고 중요한 의미가 있는 공간이다.
종묘 앞 세운 4구역에 고층 빌딩을 짓는 재정비 사업 계획을 둘러싸고 다양한 의견이 맞서고 있다. 생존이 걸린 이해관계자들 의견도 들어야 한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해법을 찾기는 어렵지만 최선책을 찾고자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종묘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