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가 양인자(80)의 음악적 동반자이자 인생의 반려자인 김희갑(89) 작곡가는 한국 대중음악사에도 중요한 발자취를 남겼다.
1936년 평양에서 태어난 그는 1·4 후퇴 때 아버지와 함께 남으로 내려왔다. 의사였던 아버지는 김희갑 역시 의사가 되길 바랐지만, 그는 청진기보다 기타가 좋았다. 고등학생 신분으로 미8군 클럽에서 기타를 연주했고, 졸업 후엔 ‘김희갑 악단’을 결성했다. 가수 김국환이 이 악단 출신이다.
1967년 ‘사랑아 내사랑아’(태원) 등이 포함된 김희갑 작곡 1집을 냈고, 1970년대엔 ‘상아의 노래’(송창식), ‘하얀 목련’(양희은)을 비롯한 포크 음악에 매진했다. 1980~90년대는 김희갑표 히트곡이 본격적으로 쏟아진 시기다. 가수 최진희를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한 ‘사랑의 미로’,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 ‘Q’, 박인수·이동원의 ‘향수’, 김국환 ‘타타타’, 임주리 ‘립스틱 짙게 바르고’ 등을 작곡했다.
그는 ‘백성이여 일어나라’로 대표되는 뮤지컬 ‘명성황후’ 등 세 편의 뮤지컬 넘버(노래) 제작에도 뛰어들었다. 60년 동안 작곡한 노래가 3000여 곡으로, 그중 400여 곡은 아내 양인자 작사가와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