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온 친구가 중간에 경로를 벗어나 빌바오에 들렀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딱 한 곳을 보기 위해서였다.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구겐하임 미술관이다.
스페인 북부 빌바오는 1980년대 철강·조선업의 쇠퇴와 실업률 급증 등으로 쇠락한 도시였다. 그러다 도시 재생의 해법으로 ‘문화 예술’을 선택하고 구겐하임 미술관을 유치했다. 1997년 개관 첫해에만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끌어모으며 빌바오는 세계적인 문화 예술 도시로 자리 잡았다. 건축물 하나가 도시의 이미지를 바꾸고 경쟁력을 높이는 이런 현상을 ‘빌바오 효과’라고 한다. 이 미술관 한 곳만을 보기 위해 빌바오를 찾는 여행객이 많다.
우리나라에도 멋진 미술관과 박물관이 늘어나고 있다. 그중에서도 ‘뮤지엄 산’에 가기 위해 강원도 원주를 찾는 이가 많아졌다. 원주에서는 지난달 빙하의 조형미를 건축으로 구현한 ‘빙하미술관’<사진>이 정식 개관했다. 머지않아 ‘원주 효과’라는 말이 생겨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