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 패권을 둘러싸고 국가 간,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은 전역에 대규모 AI 수퍼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오러클·오픈AI·소프트뱅크 등 주도로 올해부터 2029년까지 5000억달러(약 715조원)를 쏟아부을 계획이다. 중국도 이에 대응해 AI 인프라 구축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안후이성 우후시의 약 300만㎡ 규모 섬 농지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짓는 데 투입되는 돈만 2700억위안(약 54조원)이다.

또 엔비디아와 오픈AI가 지난달 22일 1000억달러(약 143조원)를 투자해 10기가와트(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발표하자, 중국 빅테크 알리바바는 24일 AI 인프라 구축에 530억달러(약 76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반면 우리의 AI 투자는 뒷걸음질하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중심AI연구소(HAI)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AI 민간 부문 투자 규모는 13억3000만달러(약 1조9000억원)로 전년보다 6000만달러 감소했다. 순위도 9번째에서 11번째로 떨어졌다. 미국의 투자 규모는 우리의 82배, 중국은 7배였다.

정부는 첨단산업 투자를 위해 민관 합동으로 ‘국민성장펀드’ 150조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이 운영하는 첨단전략산업기금 75조원, 민간·국민·금융권 자금 75조원으로 구성된다. AI에만 투입되는 건 아니다. 바이오·로봇·미래차 등을 포함한 10대 첨단전략산업이 지원 대상이다. 이와 관련해 재계는 효과적 자금 조성과 첨단산업으로의 자금 유입을 위해서는 경직된 금산분리 규제 개선과 벤처투자 세제 혜택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