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세상을 떠난 가수 고(故) 송대관씨 추모식에서 AI 기술로 제작된 고인의 영상 편지가 공개됐다. /소울링크

AI(인공지능) 기술로 고인(故人)의 사진이나 동영상·음성 등을 활용해 생전의 목소리·표정·말투를 재현하는 서비스 이용자가 늘고 있다. 고인의 과거 자료를 편집하는 수준이 아니라 AI 기술로 완전히 새로운 영상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아빠는 하늘에서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 딸, 밥은 잘 챙겨 먹어야 한다” 등 고인이 못다 전했을 법한 말을 재현할 수 있다. 일상생활에 스며들고 있는 AI가 추모 공간의 풍경도 바꿔놓고 있는 것이다.

A씨는 지난달 AI로 고인의 목소리와 모습을 복원하는 서비스 업체를 찾았다. 아버지 49재(齋)를 앞두고서였다. 업체가 만든 영상을 접한 그는 “힘들어하는 어머니 때문에 서비스를 맡겼는데 화면 속에 아버지가 살아 돌아오신 듯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런 서비스는 그동안 주로 유명 인사들을 대상으로 이뤄져 왔다. 지난 4월 열린 가수 휘성 49재에서 AI로 복원된 휘성이 영상 편지를 통해 팬들에게 “항상 곁에 있을게요. 여러분의 사랑을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2월 세상을 떠난 가수 고(故) 송대관씨의 발인 전 추모식에서도 고인의 1분 56초짜리 영상 편지가 공개됐다. 그는 “오늘 저는 마지막 인사를 드리려 한다”고 했다. 물론 그가 실제로 남긴 메시지가 아니라 AI로 만든 것이다.

이런 서비스는 주로 AI 기반 음성·영상 기술을 다루는 스타트업이 제공한다. 최근에는 일반인 이용객이 늘어가는 추세다. 지난 3월 AI 고인 영상 편지 서비스를 시작한 스타트업 바이스원(Vaice) 김형주 이사는 “첫 달 10건이었던 신청 건수가 지난달에는 150건 정도로 늘었다”며 “고인을 재현하는 일이다보니 ‘그 사람다움’을 살려달라는 요청을 많이 한다. 그래서 제작 과정에서도 유족이 기억하는 고인 성격과 분위기, 말하는 리듬까지 복원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고 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을 여읜 신랑을 위해 신랑 가족이 부모님 모습으로 결혼식 축사를 의뢰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AI 스타트업과 협력해 장례 서비스에 AI 고인 영상 제작을 포함시킨 상조 회사도 등장했다. 기일이나 명절 등에 고인의 목소리를 들으며 추모하기 위해 개인이 업체에 의뢰하기도 한다. 동작의 종류나 영상의 길이에 따라 다르지만 가격은 25만~45만원 선이다.

서비스를 이용한 사람들은 “실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지만 모습과 목소리만으로 치유받는 기분”이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곽금주 심리학과 교수는 “가까운 이가 곁을 떠났을 때 생기는 상실감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과도한 의존은 현실을 회피하게 하고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