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큐레이션·유통 플랫폼 ‘대동여주도’ 이지민 대표가 차례주로 어울리는 전통주 10개를 엄선했다. 각 술과 어울리는 명절 음식도 함께 소개한다. 전통주 전문가인 이 대표는 2014년 대동여주도 설립 이후 전통주 2000여 종을 알렸고, 양조장 300여 곳을 컨설팅했다. 남북 정상회담과 평창 동계올림픽 세계 정상 건배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만찬주 등 굵직한 국가 행사에 오른 전통주를 추천했다.
도한 청명주(전북 정읍 한영석의발효연구소·13.8도)
사대부가에서 손님에게 대접하고, 궁중에 진상하던 귀한 술 청명주를 대한민국 1호 누룩 명인 한영석씨가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마니아들의 열광과 함께 완판 행렬을 이어온 제품으로, 맑은 산미와 감칠맛, 다채로운 과실향이 특징이다.
명절 페어링: 육회, 한우갈비찜
일엽편주 약주(경북 안동 농암종택·15도)
농암종택에서 손님에게 내거나 관혼상제 때 사용했던 술. 종부를 통해 대대로 전해 왔고, 지금은 17대 종부 이원정씨가 빚는다. 전통을 강조한 정갈한 패키지로도 인기다. 담백하고 깔끔한 맛 밸런스를 지녔다.
명절 페어링: 헛제삿밥, 찜닭
담 골드(경기 성남 내올담·12도)
술이 너무 달면 음식과 페어링(궁합 맞추기)이 어렵다. 내올담은 단맛을 최소화하고, 드라이한 전통주를 추구한다. 멥쌀과 누룩으로 빚으며 깔끔하고 산뜻한 산미가 어우러져 반주로 즐기기 좋다.
명절 페어링: 옥돔구이, 육전
천비향(경기 평택 좋은술·15도)
‘천년의 비밀을 가진 향기’라는 뜻을 담은 천비향은 네 번의 덧술(이미 담가 발효 중이거나 발효가 끝난 술에 쌀과 누룩을 추가해 다시 발효시키는 술 빚기 방법)을 통해 만드는 오양주(五釀酒)로, 오랜 발효 시간과 정성이 들어가는 술. 올해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다. 적당한 단맛과 신맛, 깔끔한 목 넘김이 특징이다.
명절 페어링: 나물, 동태전
인연(전북 김제 지애의봄향기·13도)
‘한국예술문화 명인’ 전통주 부문 명인으로 선정된 함지애 대표는 야생화를 채집해 꽃술을 빚는다. 인연은 백련꽃과 직접 농사지은 유기농 찹쌀·멥쌀, 전통 밀 누룩으로 빚는다. 부드러운 목 넘김 뒤로 입에 남는 쌉싸래한 여운이 일품이다.
명절 페어링: 숯불갈비, 떡갈비
지란지교(전북 순창 지란지교·15도)
지초(芝草)와 난초 같은 향기로운 사귐을 의미하는 술로 온 가족이 함께 음복하거나 부부 둘이서 오붓하게 마시기 좋은 약주다. 순창 찹쌀과 멥쌀, 천연 암반수, 직접 빚은 누룩으로 완성된다. 전통 스타일의 약주이면서도 과실향과 과실미가 풍부해 대중성을 지녔다.
명절 페어링: 고추장 삼겹살구이, 김치찜
설화 화이트(서울 서울양조장·10도)
한국가양주연구소 류인수 소장이 선보인 청주(주세법상 약주)로, 쌀에 핀 곰팡이가 눈꽃처럼 보인다고 해서 ‘설화곡’이라 불리는 자가 제조 누룩으로 빚은 오양주다. 자연 침전 여과 방식으로 숙성하며, 산뜻함과 화사한 맛 밸런스가 특징이다.
명절 페어링: 대하구이, 송이
풍정사계 춘(충북 청주 화양·15도)
2017년 한미 정상회담 만찬 테이블에 오르며 유명해진 술이다. 풍정사계는 사계절의 멋과 정취를 담은 술 시리즈. 그중 약주인 춘은 녹두 누룩인 향온곡으로 빚는다. 산뜻한 향미와 부드러운 단맛이 조화롭다.
명절 페어링: 더덕구이, 녹두전
화전일취 백화(강원 춘천 지시울양조장·18도)
화전일취는 ‘꽃 앞에서 함께 취하리’, 백화주는 ‘100가지 꽃 또는 그만큼 많은 꽃이 들어간 술’을 뜻한다. 화전일취 백화에는 모란·아카시아 등 22종의 꽃이 들어갔다. 달콤하고 향기로워 마시는 내내 다양한 꽃향기를 음미할 수 있다.
명절 페어링: 다식, 곶감말이
장성만리(전남 장성 해월도가·15도)
직접 띄운 누룩과 내장산의 맑은 물, 연꽃을 사용해 연화주 기법으로 만든 술이다. 항아리에서 자연 발효 후 긴 시간 숙성하는 전통 가양주 방식으로 완성된다. 은은한 연꽃 향과 화사한 산미가 특징이다.
명절 페어링: 버섯구이, 수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