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신라호텔이 K팝 전문 교육기관인 '월드케이팝센터'와 함께 마련한 한국 문화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한 외국인들이 K팝 댄스 안무를 따라하고 있다./장은주 영상미디어기자

K팝 문화를 다룬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지 3개월이 넘었지만 그 열기는 좀처럼 식지 않고 있습니다. 누적 시청 수가 3억3000만뷰를 넘어섰습니다. 넷플릭스 역사상 3억뷰를 돌파한 것은 케데헌이 처음입니다.

케데헌은 그 밖에도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주제곡 ‘골든(Golden)’은 미국 빌보드 차트 핫100에서 6주째 1위 자리를 차지했고 영국 싱글 차트에서는 7주째 정상에 올라 있습니다. 빌보드·싱글 차트를 동시에 석권한 것은 BTS도 경험하지 못한 대기록입니다. 이번 주 ‘아무튼, 주말’은 B1면부터 B3면까지 케데헌을 심층 분석했습니다.

케데헌의 흥행 비결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석이 나옵니다. 이 작품은 오늘을 살아가는 수많은 이의 불안을 정확히 포착했습니다. 완벽하지 않으면 도태될 것 같은 압박감에 흔들리는 사람들에게 케데헌은 이렇게 속삭입니다. ‘약점이 있더라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자.’ 이 메시지는 큰 울림을 낳았습니다.

케데헌의 성취를 설명하는 열쇠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하나 있습니다. 한국적 소재로 보편적 메시지를 전했다는 점입니다. 이는 우리가 이미 봐온 성공 공식이기도 합니다. 영화 ‘기생충’은 반지하라는 한국 특유의 주거 형태를 배경으로 전 세계 어디에나 존재하는 불평등과 빈부 격차 문제를 날카롭게 드러냈습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한국의 전통놀이를 활용해 자본주의의 어두운 민낯을 들춰냄으로써 전 세계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습니다.

이 영화는 소니픽처스 애니메이션이 제작하고 넷플릭스가 배급했습니다. 해외 자본으로 만들었지만, 한국 문화를 섬세하고 창의적으로 재현했습니다. 케데헌은 한국 고유 콘텐츠가 글로벌 자본과 제작 노하우, 그리고 세계적 플랫폼을 만나 폭발적 시너지를 낸 사례입니다.

케데헌의 성공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한국적인 것은 어디까지를 ‘한국적’이라고 할 수 있는 걸까. 외부 자본과 시스템을 활용하면 덜 한국적인 걸까. 오히려 틀에 갇히지 않고 외부의 것을 과감히 흡수하고 재창조하는 능력, 그런 개방성과 확장성이야말로 오늘날 ‘K’의 진짜 힘 아닐까요. 즐거운 주말 보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