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컬럼비아대 메일먼 공중보건대학원 연구팀이 올해 초 미국 노인병학회지에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65~79세 2990명을 대상으로 자원봉사 활동과 우울증의 상관관계를 분석했습니다. 그랬더니 자원봉사 활동 참여자는 우울증 발생 위험이 43%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네요. 미국의 또 다른 연구소는 55세 이상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는데 정기적·지속적으로 봉사 활동을 한 사람은 그러지 않은 사람보다 사망률이 20% 넘게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합니다. 이와 비슷한 맥락이지만, 봉사 활동이 생물학적 노화 속도를 늦추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도 나와있고요.
“남을 돕는 일이 내 건강에도 좋다?” 얼핏 의아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여러 연구가 봉사 활동이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사람들과 만나고 관계망을 유지하며 자신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은 심리적 안정감을 높여줍니다. 자신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강화하고 삶에 대한 만족도를 높여주죠. 특히 고령자에게서는 이러한 효과가 더욱 두드러진다고 합니다. 고령자가 사회적으로 고립될 경우 사망률이 높아지는데, 봉사 활동은 이런 위험을 완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 봉사 활동은 단순히 앉아서 하는 게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몸을 쓰고 신체 활동량이 늘어나면 건강에도 좋게 마련입니다.
봉사 활동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제가 더 행복해집니다.” 이번 주 커버스토리의 주인공인 박윤규 원장(박윤규치과의원)도 “재능과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 재물을 얻는 게 직업이라면 재능과 노력과 시간, 재물을 투자해 만족을 얻는 게 봉사인데 즉각적으로 만족을 얻고 즐겁다”고 했습니다. 제 주변에서 봉사 활동을 활발히 하는 분이 “오히려 내가 위로를 얻고 삶의 의미를 찾는다”고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영국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는 ‘이기적 유전자’에서 인간을 “이기적인 행동을 수행하는 존재”라고 정의했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그 정의만으로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봉사를 위해 땀 흘리는 이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인간의 내면에 자리한 연대와 선의의 본능을 확인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