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이 왜 3일이냐’ ‘운 없기를 빌다니 너무 예의가 없다(무운을 빈다)’ ‘사과를 왜 심심하게 하냐(심심한 사과)’….

최근 몇 년간 문해력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청소년에게만 국한된 문제도 아니다. 대학교 조교가 ‘금일까지 리포트를 제출하라’고 공지하면 ‘금일(今日)’을 금요일로 오해해 기일을 넘기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우천 시(雨天時) 행사가 취소될 수 있다’는 가정통신문에 학부모가 “우천시(市)가 어디냐”고 묻는 식이다. 최근에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엔 “신입 사원에게 ‘오늘 날씨가 쾌청하다’고 말했다가 조선족이냐는 소리를 들었다”는 글이 올라왔다. ‘쾌청’이 무슨 말이냐고 해서 설명했더니 ‘한자를 잘 아는데 조선족이냐’고 되물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초·중·교 교원 5848명을 대상으로 ‘학생 문해력 실태’를 물은 결과 91.8%가 “문해력이 과거보다 떨어졌다”고 답했다. 문해력 저하의 원인으로는 ‘스마트폰·게임 등 디지털 매체 과사용’(36.5%)이 1위로 꼽혔다. 이어 ‘독서 부족’(29.2%), ‘어휘력 부족(17.1%) 순이었다.

나민애 교수는 국어 어휘력을 키우기 위해선 한자 공부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 서울대 학생들조차 한자에 약한 경우가 많은데, 부실한 한자 교육이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한국어 어휘의 70%를 차지하는 한자어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면서 문해력의 기반도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초 한자 50개 정도를 반복해서 학습해도 언어감을 익히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풀 초(草)’ 자 하나를 정확히 알아도 ‘해초’ ‘목초’ ‘화초’ 등 상당히 많은 국어 어휘로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