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계절의 변화를 알리는 시계 같다. 하지(夏至·6월 21일)가 지나니 연못·호수·물웅덩이마다 연꽃이 하나둘 피어나며 여름이 시작됐음을 알린다. 연꽃은 진흙 속에서 자라면서도 청결하고 고아한 자태를 뽐내 고귀한 식물로 사랑받는 꽃. 연꽃 개화와 함께 연꽃 축제도 시작됐다.
서울 근교 경기도 양평 팔당호 두물머리와 마주한 ‘세미원’은 ‘2025 연꽃 문화제’를 8월 10일까지 연다. ‘연꽃, 내 마음에 담다’를 주제로 연잎 차 만들기 등 체험 행사와 함께 전시회, 음악회, 취타대 공연 등을 열 예정이다. 세미원(洗美苑)은 ‘물을 보며 마음을 씻고(觀水洗心), 꽃을 보며 마음을 아름답게 하라(觀花美心)’는 뜻. 2019년 경기도 지방정원 제1호로 지정됐다. 12만7000여㎡ 규모로 조성한 연꽃·수생식물 정원에선 백련과 홍련뿐 아니라 열대 지방에서 자라는 수련과 호주수련, 꽃이 큼지막한 빅토리아수련 등 다양한 연꽃을 감상할 수 있다. 뜨거운 태양을 피하고 싶다면 일몰쯤 입장해 볼 것. 8월 31일까지 연장 개장(오후 8시)한다. 입장료 일반 7000원을 내면 양평사랑상품권(2000원)을 준다. 양평사랑상품권은 지역활성화를 위해 세미원 외 양평군 내 상품권 사용처에서 현금처럼 사용 가능하다.
경기도 시흥 ‘관곡지’와 함께 이천 설성면 ‘성호 호수 연꽃 단지’도 사진 동호인들 사이에서 조용히 소문난 연꽃 성지다. 2008~2009년에 조성한 단지는 2.9ha 규모로 크지는 않으나 백련·홍련·황련이 가득 채운다. 6월 말 현재 드문드문 꽃을 피운 상태. ‘이천 성호 호수 연꽃 축제’는 7월 4~5일 이틀간 연다. 대중교통 이용객의 편의를 위해 축제 기간 ‘책 향기와 함께 떠나는 시티투어’를 운영한다. 성호 호수 연꽃 축제와 함께 ‘처음책방’을 코스로 엮은 시티투어다. 경강선 이천역에서 출발·도착하며 이천나드리홈페이지(www.2000green.com)나 전화(031-636-2723~4)로 예약(성인·청소년·어린이 5000원) 시 이용 가능하다.
고대 가요 ‘서동요’ 속 신라 선화공주와 백제 무왕의 전설이 깃든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인공 연못 충남 부여 ‘궁남지’도 연꽃 성지다. 올해로 23회째를 맞는 ‘부여 서동 연꽃 축제’는 7월 4~6일 사흘간 ‘연꽃 같은 그대와 아름다운 사랑을’이라는 주제로 펼쳐진다. 28일 점등식과 ‘찾아가는 음악회’ 등 굵직한 행사를 시작으로 인기 가수의 축하 공연, 지역 문화 예술 공연이 연일 풍성하게 열린다. 연꽃 축제 체험 프로그램의 하나인 3~6일과 12~13일에만 운영하는 ‘연지 카누 탐험’(무료)을 놓치면 아쉽다. 어둠이 내린 오후 10시 이후 수상 무대에서 펼쳐질 ‘Lotus 불꽃 기술 쇼’는 ‘필관’하자. 무료 관람.
매년 연꽃 문화제를 열어오는 전북 전주시 ‘전주덕진공원’의 덕진호(덕진지)에도 연꽃이 피기 시작했다. 전주시에 따르면 축제는 당초 7월 중순쯤 열 계획이었으나 변동 가능성이 있다. 연꽃을 배경으로 사진 찍을 수 있어 ‘연꽃 뷰 맛집’으로 꼽히는 전망 쉼터를 비롯해 연지(蓮池)가 내다보이는 ‘연화정도서관’은 축제가 아니더라도 연꽃 피는 계절에 맞춰 전주 여행 코스에 넣어 볼 만하다. 무료 관람. 단, 모든 축제와 행사는 주최 측 사정과 기상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