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촌은 행정구역으로는 서울 용산2가동과 후암동 일부 지역을 일컫지만 남산 중턱 고지대에 형성된 마을에 대해선 다들 해방촌으로 부른다. 해방촌은 해방 직후 북한에서 넘어온 실향민과 해외에서 돌아온 동포들이 자리 잡기 시작한 곳으로 요즘은 외국인들도 많이 거주하고 있다.
그런 역사를 가진 해방촌이 요즘 젊은이들에게 핫 플레이스로 사랑받고 있다. 서울 시내 조망이 뛰어난 루프톱 카페나 바가 즐비하다. 그 중심에 있는 ‘신흥시장’에선 유럽의 오래된 도시 뒷골목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그 덕분에 주말에는 카페나 식당에서 빈자리 찾기가 쉽지 않다. 외국인 관광객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해방촌을 아끼는 이들은 이미 어느 정도 진행된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임대료 상승으로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이 더 가속될까 염려한다. 그러면서도 이 동네는 차가 못 다니는 좁은 급경사 골목길이 많아 기업형 자본이나 유명 브랜드가 들어오기 어려울 거라는 농담성 위로도 주고받는다. 다양한 스토리와 콘텐츠로 채워진 이런 전망 좋은 마을이 오래 보존되길 바란다. 사진은 소월로에서 바라본 해방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