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가 본격 대중화되기 시작하면서 1990년대 초 종로의 음반 가게에는 중고 LP뿐만 아니라 재고로 남아 있던 새 LP 또한 헐값에 쏟아졌다. 이사 가면서 LP 수백 장을 통째로 버리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그렇게 서서히 사라지는 줄 알았던 음반 매체 LP가 수십 년 만에 다시 부활하고 있다. 70~80년대 중고 LP 중에는 몇 만원, 몇 십만원대에 거래되는 명반도 많다. LP로 발매된 적 없는 90년대 이후 앨범들이 LP로 재(?)발매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LP의 재유행과 더불어 LP로 음악을 틀어주는 LP바<사진> 또한 크게 늘어나고 있다. 어느 LP바 운영자는 “깨끗한 LP 사운드를 의심(?)하는 이들을 위해 일부러 지글거리는 노이즈를 병행할 때도 있다”는 넋두리를 들려줬다. LP바의 또 다른 매력은 7080 세대와 MZ 세대가 동시에 어우러지는 공간이라는 점이다. LP의 부활은 7080 세대에겐 반가운 현상이고, 어릴 적부터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보편화된 디지털 세대에겐 새롭고 신기한 아날로그 경험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