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재륜 사진작가

제주에서 태어난 오애순과 양관식의 파란만장 일생을 담은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대한민국을 울렸다. 그 눈물에는 우리의 어머니와 아버지, 딸과 아들 이야기가 함께 흐르고 있다. 이 드라마는 196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대한민국 현대사를 한 가족사로 압축한 작품이기도 하다. 지극히 한국적 소재와 정서, 가치관을 다룬 이야기임에도 ‘폭싹 속았수다’는 넷플릭스 세계 순위 최상단에 오래 머물렀다. 가족애라는 인류 보편적 주제가 세계인의 감성을 자극한 것이다.

영화 ‘대부’ 시리즈가 크게 성공한 까닭은 우리 인생과 세상의 드라마틱한 축소판이자 가족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폭싹 속았수다’는 그렇게 자극적이거나 폭력적인 장치 없이도 세계에서 큰 공감을 이끌어 냈다. 진실한 가족 이야기는 언제 어디서나 통한다. 앞으로 제주 갈 때마다 오애순과 양관식이 떠오를 것이다. 아까운 당신, 수고 많으셨습니다. 아꼬운 당신, 폭싹 속았수다. 사진은 송악산 둘레길에서 담은 제주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