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낙원’ ‘인도양의 진주’…. 몰디브에 쏟아지는 찬사는 다채롭다. 하지만 낙관만 있는 건 아니다. 국가 전체 평균 해발 고도가 1.5m 남짓. 최고로 높아 봐야 2.4m에 불과하다. 그래서 몰디브는 기후 변화로 ‘가장 먼저 가라앉을 나라’에 꼽힌다. 오늘도 몰디브는 정말 침몰 중일까?
몰디브 침몰설은 2007년 유엔 기후변화위원회(IPCC)의 경고로 본격화했다. “2100년까지 해수면이 59cm가량 상승한다고 가정했을 때, 몰디브 국토 대부분이 잠길 수 있다”는 내용. 2년 뒤인 2009년 10월, 모하메드 나시드 당시 대통령이 13명과 함께 세계 최초로 ‘수중 내각 회의’를 개최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됐다. 수심 6m 테이블에서 스쿠버 다이빙 장비를 착용한 채 수신호로 의사소통하는 각료들의 모습에 국제 사회는 ‘몰디브를 잃을 수도 있겠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최소 수백 년은 걱정 없다”는 반론도 적잖다. 2023년 뉴욕타임스는 ‘사라지지 않은 사라지는 섬들’이라는 기사에서 “몰디브 일부 섬이 침식되는 건 사실이지만, 또 다른 섬엔 퇴적이 일어나 면적이 증가하기도 한다”는 전문가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파도가 몰디브를 특별히 아끼는지, 꾸준히 모래를 쌓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기술도 한 스푼 힘을 보탰다. 수도 말레 인근의 훌루말레(Hulhumalé)는 1997년 산호 위에 모래를 쌓아 만든 해발 2m짜리 인공섬이다. 여의도 약 1.5배 규모의 땅이 새로 생긴 것이다. 몰디브에서 만난 사람들도 “각 리조트에서도 모래를 조달해 꾸준히 해변을 정비 중”이라며 “하루아침에 사라질 파라다이스는 아니니 걱정 말고 여행하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기후 변화를 무시할 수는 없다. ‘몰디브의 보물’ 코코넛은 야자수의 고령화, 비정상적 강우 패턴으로 생산량이 급감했다. 몰디브 정부가 자국 농업 보호를 위해 유지해 온 ‘코코넛 수입 금지’ 조치를 2017년 해제한 이유다. 해수온 상승 역시 어업이 밥줄인 국가엔 악재다.
몰디브는 막연히 침몰을 기다리지 않고 대응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26% 감축한다는 계획. 또 어업과 관광업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친환경 리조트를 확대하고 산호초를 복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