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재륜 사진작가

며칠 전 북한산 문수봉. 암스테르담에서 온 키다리 네덜란드 청년을 만났다. 베트남과 일본에 들렀다 한국에 처음 왔는데 너무 아름답다고 했다. 특히 서울의 산들에 반했단다. 일본에서 후지산 보지 않았나 물었더니 “후지산은 도시에서 많이 떨어져 있다. 그에 반해 서울의 산들은 시내 중심에 있고 메트로(지하철)로 편하게 올 수 있다”고.

전 세계 메가시티 중에서 도심 한복판에 이렇게 멋진 바위산이 있는 곳이 있을까. 지하철이나 버스 요금 2000~3000원으로 이런 산을 오르고 풍경을 즐길 수 있다는 건 수도권 시민들에게 큰 축복이다. 도시의 산은 매일 스치는 일상의 일부라 그 특별한 매력과 가치를 놓치기 쉽다. 외국인 여행자들도 멀리서 찾아오는 우리의 산들, 정작 가까이 살면서도 우리는 이런 혜택을 못 누리고 있는 건 아닐지, 더 늦기 전에 주변 산을 둘러볼 때다. 사진은 북한산 문수봉에서 바라본 보현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