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된 농부 /권재륜 사진작가

지인 따라 전남 곡성에 있는 어느 농장을 방문했다가 뙤약볕 아래 땀 흘리며 일하고 있는 농부를 보았다. 창밖으로 보이는 그 모습이 액자까지 갖춘 그림 같아서 후다닥 서둘러 담았다. 이 농부의 본업은 따로 있는데 주기적으로 와서 밭일을 하신다. 이 농장에는 유명 소설가의 집필실도 있었다. 여기 몇 번 들렀다 서울로 못 돌아가고 아예 눌러앉으셨다 한다.

쉰 넘어가면서 퇴작자들을 비롯해 주변인들의 귀농, 귀촌 소식을 점점 더 자주 듣게 된다. 번잡한 도시 생활을 접고 자연으로 회귀하는 모습이 부럽다. 하지만 수많은 관계와 의무와 책임을 두고 도시를 떠나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귀농을 낭만적으로 여기지 말라는 조언도 많다. 이젠 시골로 내려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게 새로운 꿈이자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