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김천시 지례면에 있는 지례초등학교. 전교생이 20명인 이 작은 학교에는 큰 자랑거리가 있다. 학교 건물 외벽에 당당하게 새겨진 한글 자음 ‘ㄱㄴㄷㄹ’이다. 드론을 띄워 하늘에서 내려다보니 한적한 시골 마을 풍경 속에 생동감 넘치는 색깔의 한글이 선명하게 들어왔다.
지은 지 100년이 넘은 학교를 2019년도에 리모델링하면서, 당시 교장 선생님과 학생들이 머리를 맞대고 이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이왕 공사하는 김에 한글의 소중함을 알릴 수 있도록 외벽을 한글로 디자인하기로 했다. 건물 구조가 워낙 오래돼 자음들을 완벽한 비율로 넣지 못한 걸 아쉬워할 정도로 선생님과 학생들의 열정이 뜨거웠다고 한다. 새로운 학교가 탄생하자 이 건물은 지례면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학생들이 타지에서 학교를 소개할 때 맨 처음으로 한글 자음 ‘ㄱㄴㄷㄹ’을 외친다. 다른 학교는 따라올 수 없는, 학생들 최고의 자랑거리가 바로 ‘한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