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가장 어려운 인터뷰였습니다. 부동산 문외한인 탓이지요. 집값 대폭락을 예견해 요즘 가장 ‘핫한’ 김경민 교수와의 인터뷰를 덥석 잡아놓고는 ‘그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을까’ 잠이 안 오더군요.
일단 그의 저서를 모두 구해 읽었습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파산을 경고한 ‘도시개발, 길을 잃다’를 비롯해 뉴타운 개발을 비판한 ‘리씽킹 서울’, 정세권 연구서 ‘건축왕, 경성을 만들다’, 가장 최근 펴낸 ‘부동산 트렌드 2023′까지 그야말로 열공을 했지요. 디벨로퍼, LTV, DTI, 매도호가, 투자수익률 같은 단어들이 줄지어 나와 머리가 지끈거렸지만, 나름 새로운 세상에 눈떠가는 보람도 느꼈습니다. 이런 걸 알아야 ‘똘똘한 한 채’를 장만할 수 있구나, 무릎을 치면서요.
그러고 보니 동네 목욕탕 한증막이 부동산 알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아지트란 얘기를 들은 것 같습니다. 지난해 말인가, 부동산 빠꼼이로 추정되는 60대 한 분이 땀을 뻘뻘 흘리며 “내년 초면 급매물이 쏟아져나와 그야말로 ‘줍줍’이 된다잖아?” 했던 말도 떠올랐지요. 그러나 김경민 교수는 “시중에 떠도는 말들은 일종의 ‘사인’이 될 수 있지만 참조만 한다”며 빙그레 웃더군요.
김 교수는 ‘강남 불패’라는 말도 가짜 뉴스이니 경계하라고 했습니다. “강남 아파트는 가파르게 상승하지만 그만큼 가파르게 하락한다. 반면 강북 아파트는 덜 오르지만 덜 떨어진다. 누적 상승률에서 강남이 강북을 못 이긴다”고 했지요. 그는 KB부동산 지수, 한국부동산원 지수도 혁신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사람들에게 물어서 얻는 호가(呼價)를 바탕으로 한 데이터로는 가격의 급등과 급락을 맞힐 수 없다는 거지요. 특히 주간동향지수는 폐지해야 한답니다. 부동산은 장타라 주간동향을 발표하는 나라는 세계에 없다면서요. 하긴 일주일 새 0.01% 빠졌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아무튼 수학을 잘해야 하는 이유, 숫자와 친해져야 하는 이유를 부동산 공부 하면서 절감했습니다. 투자수익률이 높아야 좋은 건지, 낮아야 좋은 건지 아직도 헷갈리지만 한 번 더 복습하면 알아먹을 것도 같습니다.
이번주 뉴스레터에는 지면에 못 다 쓴 김경민 교수의 부동산 정보를 배달합니다. 가수 이효리도 샀다는 신당동을 비롯해 불황이 두렵지 않은 핫플레이스 7곳이 어디인지 알려드립니다. QR코드에 휴대폰을 갖다 대거나, 인터넷 주소창에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45743을 넣으면 구독 창이 열립니다. ‘이메일 주소’와 ‘존함’을 적고 ‘구독하기’를 누르면 이메일로 뉴스레터가 날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