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휴가 땐 작정하고 책을 읽었습니다. 김영하의 ‘작별인사’를 시작으로 이민진의 ‘파친코’, 김훈 신작 ‘하얼빈’까지 소설을 주로 읽었고, 강준만 교수의 새 책 ‘엄마도 페미야?’, 최재천 변호사의 ‘실패를 해낸다는 것’, 박찬욱 감독의 칸 영화제 수상작 ‘헤어질 결심’의 각본집도 구해 단숨에 읽었지요. 각본집을 보니 영화에서 놓친 대사들이 의외로 많더군요. 영화에 등장한 시계, 위스키, 운동화, 오디오가 화제라던데 저는 그저 위트 넘치는 문어체 대사들에 줄을 북북 그어가며 눈을 반짝였지요. 아, ‘파친코’는 OTT 드라마로도 제작됐지만 소설로 꼭 읽어보시길 강추합니다.
지방에 있는 친정에도 다녀왔습니다. 나이 오십줄에도 어머니는 늘 그리운 품. 소파에 누워 책만 읽으니 “휴가 때만이라도 좀 자지, 뭔 글자들을 꾸역꾸역 욱여넣느라 애쓰냐” 하십니다. 편두통을 달고 사는 딸이 안쓰러워서지요. 호박과 폭 삭은 총각무를 썰어 넣고 끓인 된장찌개에 감탄한 딸이 “이건 어떻게 끓여요?” 묻자 “왜, 또 신문에 내려고?” 하십니다. 글만 요란하지, 만드는 법 알려줘봤자 직접 해먹을 것도 아닌 책상물림 딸의 게으른 천성을 알기 때문이지요. 어머니와 동네 극장에서 이순신 영화 ‘한산’도 보았는데요. 눈도 침침한데 깨알만 한 자막은 어찌나 빨리 흘러가는지 도통 따라잡기 힘들었다는 엄마에게 조근조근 앞뒤 맥락을 짚어드리니 “딸자식 공부시킨 보람이 있네. 늙은 엄마랑 데이트도 해주니 고맙네” 하며 해바라기처럼 웃습니다. 노모를 홀로 두고 서울로 올라오는 발걸음에 눈물 한 방울이 툭! 여러분의 휴가는 어떠셨는지요.
지난 2주 휴간하는 동안 독자 이벤트 ‘내 책을 말합니다’에 응모해주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지금도 열심히 쓰고 계시지요? 마감이 오는 8월 31일까지이니 잘 다듬어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이벤트 소식을 모르는 분들을 위해 응모 방법을 이번 주 ‘뉴스레터’에 한번 더 공지합니다. 10년 전 성탄절에 딸의 암(癌) 진단 소식을 듣고 ‘서울 사위’를 원망하는 ‘충청도 장모’의 이야기를 그린 ‘新줌마병법’도 함께 배달합니다. 편성준·윤혜자 부부(B8면)가 일러준 글쓰기 노하우처럼 ‘살짝 웃긴 글’입니다. 아래 QR코드에 스마트폰 카메라를 갖다 대거나, 인터넷 주소창에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45743을 넣으면 뉴스레터 구독 창이 열립니다. 거기에 ‘이메일 주소’와 ‘존함’을 적고 ‘구독하기’를 누르시면 이메일로 뉴스레터가 날아갑니다.
시련의 여름이 가고, 가을이 어서 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