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덕 주말뉴스부장

저에게 허준이 교수의 필즈상 수상 소식을 가장 먼저 알려준 분은 매주 ‘풍경이 있는 세상’을 연재하는 김황식 전 총리입니다. 일정 시간까지 보도를 중지하는 ‘엠바고’에 걸린 탓에 수상 쾌거는 지난 화요일 전 세계에 알려졌지만, 호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 전 총리는 그보다 최소 2~3주 전에 알고 계셨던 거지요. 허준이 교수가 2021년 호암상 학술상을 수상한 인연 때문인 듯합니다.

허 교수가 호암상을 수상할 때 김 전 총리가 들려준 에피소드가 재미있습니다. 흔히 시상식에는 정장 차림으로 참석하는데, 양복은 물론 넥타이도 거의 매어 본 적 없다는 허 교수가 난색을 표했다는 것이지요. 기억하시겠지만, 올해 1월 1일 허준이 교수가 <아무튼, 주말> 김미리 기자와 인터뷰한 기사에서도 허 교수는 흰 셔츠에 라운드 티를 받쳐 입고 소년처럼 웃고 있었죠. 2018년 브라질에서 열린 세계수학자대회에서도 셔츠 차림으로 강연했더군요. 올해 핀란드에서 열린 필즈상 시상식에선 나비넥타이도 맸던데, 행사 내내 얼마나 불편해했을지 상상이 됩니다.

허 교수보다 먼저 세계적인 수학자로 대중에 이름을 알린 이는 김민형 옥스퍼드대 석좌교수입니다. 수학에 어떻게든 재미를 들여볼까 해서 김 교수가 강사로 나온다는 ‘수학콘서트’에 아이 손을 끌고 간 적이 있는데요, 그가 보여준 쇼팽의 악보가 인상 깊었지요. 오선지에 빽빽이 그려진 음표들을 보여주며 수학과 음악과 비례에 관한 얘기를 들려주더군요. 멀리서 보니 악보가 마치 추상화 같았습니다.

흥미롭게도 김민형 교수와 허준이 교수에겐 세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둘 다 한국 중·고등학교를 중퇴한 뒤 검정고시로 대학에 간 것, 그리고 시(詩)를 사랑한다는 점입니다. 세번째 닮은 점은 이번주 뉴스레터를 통해 알려드릴게요. <아무튼, 주말> 등 본지에 실렸던 허준이·김민형 교수 인터뷰도 함께요.

두 학자 인터뷰를 다시 읽어보니 기계적인 암기, 경쟁 위주의 입시교육이 수많은 천재를 꽃도 피우기 전에 사라지게 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너무 늦은 때란 없다”며 수포자들을 격려하는 그들의 말이 희망이 될 수 있도록 교육계 높은 분들이 꼭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아래 QR코드에 스마트폰 카메라를 갖다 대거나, 인터넷 주소창에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45743을 넣으면 뉴스레터 구독을 신청할 수 있는 창이 열립니다. 거기에 레터를 받아볼 ‘이메일 주소’와 ‘존함’을 적고 ‘구독하기’를 누르시면 그날부터 해당 이메일 주소로 뉴스레터가 배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