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잘하고 글도 잘 쓰는 사람을 보면 부럽습니다. 흔히 말을 잘하면 글을 못 쓰고, 글을 잘 쓰면 말은 어눌한 경우가 많은데, 아주 가끔 둘 다 잘하는 사람을 봅니다.
<아무튼, 주말>에 ‘문장 속을 거닐다’를 연재하는 김영민 교수도 그중 한 사람입니다. ‘칼럼계 아이돌’이라 불릴 만큼 위트와 유머, 지적 성찰이 가득한 글로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그 출발은 4년 전, 한 일간지에 실린 ‘추석이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칼럼 때문이었지요. 명절 때 친척들 과도한 관심을 이렇게 퇴치하라며 풍자적으로 쓴 칼럼인데, 저 역시 ‘세상에 이런 괴팍한 교수가 있었네’ 감탄했던 기억이 납니다.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아무튼, 주말>과의 인터뷰로 김영민 교수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는 있었습니다. 주황색 털모자에 보라색 스웨터를 입고 나온 그는 “유머 없는 사장님 말씀은 권력남용”, “비문(非文) 가득한 글은 가건물 같은 한국 사회를 닮았다” “내가 빨갱이면 진짜 빨갱이들한테 미안하지” 같은 ‘웃픈’ 독설을 마구 날리더군요. 그는 말도 잘하고 글도 잘 쓰는 비결도 일러줍니다. 다양한 책을 읽고, 질문을 던지고, 상대를 경청하고, 생각을 곱씹는 노력. 세상 어려운 일이지요?
김영민보다 앞서 칼럼계는 물론 강연계를 평정했던 인물은 김정운 교수입니다. 지독한 곱슬머리만큼이나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직설을 날리는 통에 좌중을 놀라게도, 배꼽을 쥐게도 하는 학자였는데요. 요즘은 서울을 버리고 전남 여수의 한 섬에 작업실을 마련해 물고기 잡고 그림을 그리며 제2의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슈베르트 광이라 가끔 자신의 작업실에서 클래식 연주회를 여는데요, 몇 년 전 여수로 초대받았을 때 게으름 피우며 가지 않은 걸 후회하고 있습니다. 그날 내려갔다면 김정주 넥슨 회장의 바이올린 연주를 볼 수 있었을 텐데요.
그러고 보니 김정운, 김영민 교수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금기(禁忌) 깨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 엉뚱한 상상과 도발을 즐기는 것, 영화 클래식 미술 등 곳곳에 안테나를 세운 채 ‘매우 산만하게’ 사는 것, 마지막으로 유머를 잃지 않는 것!
그래서 이번주 뉴스레터엔 김정운 교수가 조선일보에 자신의 그림과 함께 연재했던 ‘여수만만’ 시리즈 중 제가 폭소를 터뜨리며 읽었던 글을 배달합니다. 글쓰기와 관련해 김 교수가 제게 던진 ‘따끔한 충고’ 한마디도 덤으로 얹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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