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의 찰진 맛이 좋아 사투리로 곧잘 ‘줌마병법’을 씁니다. 나고 자란 곳이 청주라 충청말을 즐겨 쓰고요, 시댁이 경상도라 “우짤꼬~” 같은 감탄사 집어넣어 부산 아지매 흉내도 내봅니다. 젊어서 제일 좋아했던 사투리는 남도말입니다. 대하소설 ‘혼불’ ‘태백산맥’을 읽을 때 그 징하고도 애잔한 말의 매력에 푹 빠졌었는데요. 나이 드니 충청 전라 경상말이 마구 뒤섞여 나오는 통에 좌중을 뜨악하게 만들기도 하지요.
가장 어려운 사투리는 역시 제주 방언이었습니다. 딱 한 번 ‘줌마병법’에 시도했다가 애를 먹었는데요. 제주 토박이 시인에게 감수받아 수차례 고치면서 제주말 배우기의 어려움을 절감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작년 겨울 제주 사투리에 관해 쓴 에세이 한 권을 선물받았습니다. 제주 토박이로 35년 동안 교단에 섰다는 오설자 선생님이 쓴 책인데요. <아무튼, 주말> 애독자이신지, 자신의 저서 ‘우리 사는 동안에 부에나도 지꺼져도’를 보내오셨더군요. 심심할 때 한장 한장 읽는 재미가 쏠쏠한데, 덕분에 제주 말에 대한 지식도 쌓고 ‘회화’도 조금 늘었답니다.
우선 제목에 있는 ‘부에나도 지꺼져도’는 ‘화가 나도 기뻐도’라는 뜻입니다. ‘보그락하다’는 보드라운 물체가 한곳에 많이 모여 있는 모습으로, ‘강셍이(강아지)의 보그락한 등을 쓸어줄 때’ 사용하지요. 웃을 일 없는 요즘, “참 조은 때여. 하영 우스라. 우서사 늙지 안헌다”는 제주 할망들 응원에 미소 짓고요. “자들지 맙서(걱정하지 마세요). 살당 보민 조은 날 이실거우다”라는 위로에 원망과 질시 가득했던 마음이 봄눈처럼 풀립니다.
이렇듯 사랑스러운 제주 말이 사라져간다지요. 유네스코가 아주 심각한 위기에 처한 언어로 제주어를 분류한 것이 벌써 12년 전입니다. 오설자 선생님도 책머리에 “사라져가는 고향의 언어가 생명을 이어가는 데 하꼼(조금) 힘을 보태고 싶다”고 썼더군요. 드라마를 타고 제주 방언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진다고 하니 참 반가운 소식입니다.
이번 주 뉴스레터엔 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의 서반 역으로 줌마군단의 스타로 떠오른 배우 문성호씨의 ‘뒷담화’를 전합니다. 5면에 실린 그 남자, 맞습니다. 저 역시 팬이어서, 남정미 기자가 그를 인터뷰하는 자리에 인사를 핑계로 잠시 들어갔는데요. 그 멋진 ‘서반’이 저를 부른 호칭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어떤 일이 있었냐고요? 아래 QR코드와 인터넷(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45743)을 통해 들어오시면 뉴스레터 볼 수 있는 구독 창이 열립니다. 놀멍놀멍 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