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재출시한 포켓몬빵이 큰 인기를 끌며 품귀 현상을 겪고 있는 가운데 지난 23일 서울의 한 편의점 문에 품절을 알리는 익살스러운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아쉽구나! 포켓몬 빵은 품절이란다!”(편의점)

“다들 훌륭한 경제활동인구로 자라났구나!”(웹툰 작가 자까)

1993년생 수의사 출신 웹툰 작가인 자까는 네이버 웹툰 독립일기 최신화 ‘스티커빵’ 편에서 이렇게 말했다. 포켓몬빵이 처음 출시된 건 1999년. 당시 초등학생이던 90년대생들은 띠부띠부씰로 불리는 캐릭터 스티커를 모으기 위해 부모님에게 500원을 받아 빵을 사먹고, 스티커는 책받침에 붙이면서 모았다.

어른이 됐다는 것은 포켓몬빵을 마음껏 살 수 있다는 뜻. 드디어 90년대생들의 복고 열풍, 추억팔이가 시작됐다

보통 복고의 대상은 20년 전 유행, 사람들이 추억을 떠올리기 시작하는 시점은 청춘으로 불리는 20대 중반이 끝나면서부터다. 현재, 90년대생들의 나이가 23~32세! 각 회사마다 “90년대생들이 온다”며 벌벌 떨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 이들도 추억을 곱씹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진 인스타그램

세계적인 톱스타라고 예외는 아니다. 그룹 방탄소년단의 진(92년생), RM(94년생)도 유명한 포켓몬빵 수집가다. 포켓몬빵은 공평하다. 빌보드 1위했다고 특혜를 주지 않는다. 진의 첫 스티커는 고라파덕, RM은 그냥 줘도 안 가져간다는 꼬마돌만 다섯 개가 나왔다.

/RM 인스타그램

RM이 인스타그램에 “(포켓몬빵) 저한테 왜 이래요”라며, “편의점 8군데 돎. 제발 더 팔아주세요. 초코롤, 고오스만 10배 생산 부탁합니다”라며 하소연할 정도다. RM은 과거에도 일산 부모님 댁에 놀러갔다가 어릴 때 먹던 호떡이 먹고 싶어 주변 호떡집 7곳을 돌아 겨우 산 적이 있다. 그는 6번째 호떡집이 문 닫은 것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아버지, 제가 지금 돈을 벌면 뭐해요. 호떡 하나 못 사 먹는데.”

‘주머니 속 1000곡’이라며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인기를 끌었던 애플의 MP3 플레이어 아이팟이 출시된 것도 21년 전이다. 93년생 래퍼 콜드가 운영하는 서울 성수동 카페 ‘타임애프터타임’의 인증샷 스폿은 헤드셋을 끼고 듣는 아이팟 뮤직 스테이션이다. 과거 LP바, LP카페에서 찍었던 인증샷을, 지금은 아이팟 카페에서 찍고 있는 것이다. 아이팟을 처음 본 10대들은 신기해하고, 1990년대생인 20~30대는 추억에 잠긴다.

영상물로는 ‘신기한 스쿨버스’와 ‘달의 요정 세일러문’, ‘해리포터’가 90년대생들이 어린 시절 함께한 프로그램이다. 현재 신기한 스쿨버스는 넷플릭스에서, 세일러문은 지난 25일부터 왓챠에서 스트리밍을 시작했다. 세일러문이 돌아오면서 세일러복 패션 유행도 돌아왔다. 의류 브랜드 럭키슈에트와 럭키 마르셰, 스튜디오 톰보이 등의 올봄 패션 트렌드도 세일러복이다. 지난 1월에는 훌쩍 커버린 해리포터 주인공들과 감독이 과거 세트장에 모여 촬영한 동창회 ‘해리포터 20주년: 리턴 투 호그와트’가 HBO와 웨이브를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90년대생 추억팔이의 끝판왕은 ‘싸이월드 미니홈피’다. 90년대생이라면 모름지기 사춘기 시절을 싸이월드와 함께 보내며, 배경음악으로 연애할 땐 허밍어반스테레오의 ‘하와이언 커플’, 이별했을 때는 프리스타일의 ‘Y’ 정도는 깔아놨어야 한다. 사춘기 감성의 대명사인 싸이월드 감성으로 다이어리를 쓰는 것은 물론이다. 이 싸이월드 미니홈피도 오늘(2일)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