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 1번 이재명은 진짜배기~” “찐 찐 찐 찐 윤석열!”

지난 15일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유세 차량에서는 ‘진또배기’(이찬원)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측에서는 ‘찐이야’(영탁)를 개사한 로고송이 울려 퍼졌다. 선거운동은 대선 전날인 3월 8일까지 22일간 이뤄진다. 선거를 전쟁으로, 당선을 승리로 보는 이들에게 거리의 선거 유세는 마지막 육탄전. 선거 로고송은 그야말로 병기(兵器)다. 실제로 1997년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는 힙합 그룹 DJ DOC의 ‘DOC와 춤을’로 젊고 친근한 이미지를 얻었고,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는 트로트 가수 박현빈의 ‘오빠만 믿어’로 인기를 끌었다.

/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

이번 대선 후보들은 어떤 로고송을 택했을까. 이재명 후보의 로고송 전략은 ‘지역 특화형’이다. 지금까지 발표된 이 후보의 로고송은 ‘안동역에서’(진성) ‘남행열차’(김수희)를 포함한 총 10곡. 이 후보 고향이 경북 안동인 데다, 영남 주민에게 익숙한 멜로디로 해당 지역민에게 호소하겠다는 취지다. 동시에 호남 주민들을 위한 ‘남행열차’로 지역 균형을 맞췄다. 김사대 더불어민주당 유세 연출 감독은 “유세는 전국 곳곳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지역별 맞춤형 유세곡을 준비했다”며 “특정 세대 아닌 전 세대를 아우르도록 다양한 노래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상대 정당의 약점을 떠올리게 하는 ‘연상법’을 택했다. 윤석열 후보는 로고송으로 ‘아파트’(윤수일) 등 총 15곡을 발표했다. ‘아파트’는 문재인 정부 들어 크게 오른 집값 문제를 연상시킨다. 가사도 ‘평생을 벌어서 내 집 마련해/ 꿈을 위해 달려왔지만/ 너무도 비싸 살 수가 없어/ 포기했어 내 집 마련 꿈’으로 개사했다. 로고송 공모전으로 발굴한 ‘될꺼니까’ ‘Everybody Fighting’ ‘KOREA’도 포함됐다. 박태호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홍보본부장은 “후보를 잘 드러내는지, 현장 분위기에 맞는지 등이 로고송 심사 기준이었다”며 “코로나로 지친 국민을 달랠 수 있는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임영웅), 윤석열 돌풍이 불도록 ‘바람이 불어오는 곳’(김광석) 등 잔잔한 노래도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유튜브 채널 '윤석열'

정의당은 양당 사이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려는 ‘포지셔닝 전략’을 취했다. 로고송으로 정한 ‘신호등’(이무진)의 가사에는 ‘붉은색 푸른색 그사이 3초 그 짧은 시간/ 노란색 빛을 내는 저기 저 신호등이’라는 내용이 있다. 국민의힘(붉은색)과 더불어민주당(푸른색) 사이에서 정의당이 분명한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다. 지난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쓰였던 ‘질풍가도’(유정석)와 ‘Mr. Chu’(에이핑크)도 포함됐다. 이동영 정의당 선거대책본부 수석 대변인은 “신호등에서 노란불은 중요한 변화 포인트를 의미한다. 양당 사이 정의당의 존재 이유를 가장 잘 드러낸 곡이라 여겨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 유튜브 채널 '정의당TV'

‘먹히는’ 선거 로고송은 시대별 트렌드를 따른다. 노무현 후보는 2002년 월드컵 응원가 ‘오 필승 코리아‘(YB)를 ‘오 필승 노무현‘으로 개사해 응원 열기를 북돋웠고, 박근혜 후보는 따라 부르기 쉬운 퓨전 트로트 ‘사랑의 배터리’(홍진영)를 활용했다. 2022년 대선에서는 ‘가사가 얼마나 잘 들리냐’가 로고송 선택의 관건이다. 로고송을 제작하는 사운드캠프 안태준 대표는 “유세용 확성기 장비가 발달하면서 흥겨운 리듬뿐 아니라 가사를 통해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한 요인이 됐다”며 “정당을 불문하고 가사 전달력이 높은 동요, 반복 구간이 많은 훅송을 많이 찾는 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