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선 후보와 학교·출신 지역이 같다는 이유 등으로 묶이는 대선 테마주는 누구보다 먼저 표 냄새를 맡고, 여론조사 결과와 경쟁 후보들 실언에 춤을 췄다. 그러다 지난 5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최종 결정되면서, 그 운명 또한 극명하게 갈렸다.

<아무튼, 주말>이 이재명·윤석열·홍준표 3인의 테마주 6개씩을 골라 평균 수익률(연초 대비 지난 5일, 종가 기준)을 따져보니,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13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131%,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40%로 집계됐다. 5366원이었던 윤 후보의 평균 주가는 한때 1만8142원까지 올랐고, 이 후보의 주가는 5063원에서 최고 1만3134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합성피혁을 제조해 판매하는 업체인 ‘덕성’. 이 회사 주가는 올해 2월만 해도 6000원대에 머물렀다. 반전이 시작된 건 지난 3월 4일. 윤석열이 이날 검찰총장 자리에서 내려오겠다고 발표하자, 상한가를 기록하며 1만원대로 올라섰다. 그로부터 한 달여 만에 2만5000원대까지 뛰었다. 회사의 대표와 사외이사가 윤 후보의 서울대 법대 동문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윤석열 테마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이후 이 회사 주가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로 변신한 윤 후보의 상황에 출렁였다. 윤 후보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기 전인 지난 6월 1일. 강원도 강릉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과 만나 식사를 한 사진이 공개되자 하루에 4550원이나 오르면서 3만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윤 후보가 경선 레이스에 뛰어들고 신선함·기대감이 줄어들자, 주가는 꾸준히 빠져 1만원대로 내려왔다가 오르내리기를 반복했다.

또 한번 반전이 일어난 건 국민의힘 최종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날이 가까워지면서다. 1만원대에 머물던 주식은 단 나흘 만에 2만5000원 선에 근접했다. 윤 후보가 당선된 당일. 아침 9시만 해도 2만3250원에서 시작한 주가는 꾸준히 오르더니 오후 3시10분쯤 2만9000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윤 후보 당선이 공식 선언되고 10여 분이 흐른 시점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결과는 오후 2시가 넘어 공식 집계되고 3시쯤에 발표됐지만, 아침부터 여의도 정가에 당원 투표에서 너무 많은 격차가 나서 홍 의원이 이기기 어렵다는 소문이 증권가에 전해지기 시작하면서 윤석열 테마주가 상승 곡선을 그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홍준표 의원 테마주는 천당을 가는가 싶더니 지옥으로 떨어진 경우가 많다. 홍 의원이 경선에서 떨어진 당일 코스닥 시장에서 하한가로 곤두박질 친 4개 종목이 있었는데, 모두 ‘홍준표 테마주’였다. 대구·경북 민영방송인 티비씨는 홍 의원 지역구에 자리 잡고 있다. 홍 의원과 친한 지인이 이 회사 사외이사로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홍준표 테마주가 됐다. 이 주식 역시 올해 초에는 1000원대였는데, 홍 의원 지지율이 오르면서 따라 올랐고, 지난달 20일 윤 후보가 전두환 관련 발언 등으로 논란에 휩싸이자 3100원대까지 뚫었다. 이후 홍 의원이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를 앞서자 2000원대 후반에서 계속 거래됐지만, 후보 선출 당일 1시간 만에 1000원이나 급락하면서, 연초 수준으로 내려왔다.

이재명 후보 테마주의 주가는 연초에 비해 37% 올라, 홍준표 테마주와 비슷한 수준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민주당 후보 선출이 10월 초에 이뤄졌고, 대장동 사건 등 악재를 겪으면서 (주가가) 빠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특정 종목이 시장에 떠도는 루머에 따라 주가가 급등할 경우 ‘사이버경고’를 날린다. 올해 들어 총 32번 있었는데, 윤 후보 테마주가 16번으로 가장 많았고, 민주당 이재명 후보(11번), 홍 의원(3번) 순이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한때 급등할 때 팔았던 사람은 재미를 봤겠지만, 그것을 보며 기대를 품고 따라서 샀던 사람은 상당한 손해를 봤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 윤 후보가 경선에서 승리한 날, 윤석열 테마주로 알려진 회사의 임원 일부는 자신이 보유한 주식 수천 주를 팔아치워 거액의 차익 실현을 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