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아홉에 은퇴를 선언했던 ‘골프 여제’ 박세리는 2016년 10월 조선일보 <Why?>와 인터뷰하며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더군요. “이젠 존중받는 선배로 남고 싶다. 뭔가 다른 판을 짜고 싶다. 마음 먹은 이상 빨리 준비하려고 은퇴를 결심했다.” 그가 짜려고 했던 ‘다른 판’을 우리는 요즘 방송을 통해 유쾌하게 웃으며 목도하고 있습니다. 양말 벗고 그야말로 거룩한 ‘맨발 샷’을 날려 대한민국의 영웅으로 찬사받던 박세리 선수가 잠옷 바람으로 애완견이랑 장난치고, 졸면서 TV를 보고, 거침없이 농담을 날리는 ‘동네 언니’로 변신할 줄 누가 알았을까요.
2016년 인터뷰에선 이런 말도 했습니다. “그동안 소나무처럼 홀로 지냈다면 이젠 나무 여러 그루와 함께 지내야 하는 시기가 온 것 같다. 그래서 두렵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지만 일단 즐기고 싶다.” 그 소박한 바람은 일단 성공한 듯 보입니다. 25년 선수 생활 하는 동안 짐 싸고 푸는 일만 반복하느라 웃는 법도 잊었다는 그가, 이제는 후배들을 집으로 불러 직접 만든 음식을 먹이고 수다를 떨며 “천생 여자” 소리 듣는 만인의 언니가 됐으니 더는 홀로 선 나무처럼 외로워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고 보니 누군가의 ‘시간’을 다시 돌아보는 일은 뭉클합니다. <아무튼, 주말>과 그 전신인 <Why?>가 그 귀한 통로가 돼줍니다. 2008년 3월, 역시 <Why?>에 게재된 김우중 대우그룹 총수 인터뷰는 특별사면 후 언론과 처음 대면한 일이라 큰 화제가 되었지요. 그로부터 13년이 흐른 올해 4월 <아무튼, 주말>을 통해 만난 김우중 회장의 맏딸 김선정씨를 통해 듣는 ‘아버지 이야기’가 또 많은 분의 가슴을 적셨지요. 저도 2010년대 초반 <Why?> 기자로 뛰며 다양한 인물을 인터뷰했는데요, 세월이 흘러 어제와 오늘의 그들을 다시 비교해서 보고 읽는 감동이 작지 않더군요.
그래서 든 생각인데요. <아무튼, 주말> 뉴스레터를 통해 조선일보 토요판 <Why?>와 <아무튼, 주말>에 실렸던 화제의 인터뷰를 매주 하나씩 띄워볼까 합니다. 5년 전, 10년 전 만났던 그 인물의 생각과 비전이 어떻게 달라지고 성장했는지 엿볼 기회가 되지 않을까요.
지난주 뉴스레터를 통해 많은 분이 이메일을 보내주셨습니다. 답장드리는 즐거움이 컸습니다. 구독이 유료냐고 물어온 분도 계신데요, 당연히 무료입니다.^^ 아직 구독하지 못하셨다면 휴대전화 카메라로 아래 QR코드를 찍거나, 인터넷 주소 창에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45743을 넣으면 구독 창이 열립니다. 감기 조심하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