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아범은 어렸을 때부터 개를 키워 개를 잘 안다고 하는데 내가 볼 때는 아직 잘 모르는 것 같다. 나와 함께 살기 전까지는 개를 마당에 묶어놓고 키운 경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마당에 묶어놓은 개를 가끔 상대하는 것과 집 안에 있는 개와 같이 지내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이다. 그런데도 개를 잘 안다고 착각하니 내가 개아범을 가르치는 수밖에 없다.
나는 워낙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에, 딱히 적대적인 말이나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다. 내 친절의 표현은 그 사람에게 다가가서 뛰어오르거나 냄새 맡고 손을 핥으려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행동을 싫어하는 사람에겐 그렇게 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아무한테나 그러지는 않는다. 내 눈을 쳐다보며 상냥한 표정을 지으면 나도 그 사람에게 잘해주고 싶지만, 나를 외면하거나 싫어하는 것 같으면 나 역시 가까이 가지 않는다.
어떤 개들은 모든 낯선 사람을 무서워한다. 이런 개들은 사람이 다가오면 달아나거나 으르렁거리고, 그래도 안 되면 짖으며 덤벼든다. 아주 작고 예쁘게 생긴 개들이 쪼끄만 송곳니를 드러내며 사납게 짖는 건 “무서우니까 오지 마”라는 뜻이지 그 사람을 공격하겠다는 게 아니다. 개의 천성이 늑대처럼 공격적이라면 인간은 결코 개를 가축화하지 않았을 것이다.
얼마 전 농촌에서 한 남자가 삽을 들고 남의 집 마당으로 개를 쫓아가는 영상이 인터넷에 퍼졌다. 개 주인은 남자를 주거침입죄로 경찰에 고소했고 남자는 개가 먼저 공격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내 생각엔 아마도 개가 평소 낯선 사람을 굉장히 무서워했을 것이다. 그래서 으르렁거렸고 이것을 공격으로 생각한 남자가 반격했을 가능성이 크다.
나는 사람보다 다른 개들을 무서워하는 편이다. 낯선 개는 크든 작든 일단 무섭다. 호기심이 생겨 조심스럽게 다가가 냄새를 맡아보지만 혹시 공격할까 봐 재빨리 뒷걸음치거나 한껏 큰 소리로 짖어 본다. “나도 무서운 개야. 짖는 소리 장난 아니지?” 하는 것이다. 그럴 때면 개아범은 목줄을 잡아당기며 왜 짖느냐고 야단치는데, 가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해주는 노련한 개 주인을 만날 때도 있다. 그런 사람은 “개가 아직 어린가 봐요. 많이 무서워하네요” 하고 정확하게 진단한다. 그럴 때마다 개아범은 조금씩 나를 알아가는 것 같다. 그런 사람들을 자주 만날 수 있도록 개아범을 자주 데리고 다녀야겠다. 개가 사람 가르치기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다음 주에 계속>
토동이 말하고 한현우 기자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