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강아지 동호회에 ‘강아지 선크림도 파나요?’ 하는 제목의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털이 아주 짧은 강아지가 햇볕에 탔는데 가슴줄 맨 부분만 새하얘서, 흡사 비키니 입고 선탠한 것 같은 사진이었다. 선크림 발라줄 게 아니라 햇볕 뜨거울 때는 산책시키지 않는 게 상책이다.

요즘 나는 에어컨에 가까운 소파 끝에 앉아 창밖 풍경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낸다. 그런 나를 보며 개아범은 어이없다는 듯이 혀를 차는데, 뭐 개아범이 그 자리에 앉겠다면 얼마든지 비켜줄 용의는 있다. 그렇지만 내가 더위를 먹어 혀 빼물고 쓰러지는 것보다 에어컨 앞자리 차지하고 있는 게 개아범에게도 훨씬 낫다는 걸 잘 안다. 그래서 요즘엔 개아범이 외출했다 돌아와도 에어컨 앞에서 고개를 슬쩍 돌려 최소한의 예의만 지키고 있다.

오늘도 창밖을 내다보다가 어떤 사람이 개를 데리고 땡볕 아래 산책하는 걸 봤다. 그 개는 연신 주인에게 뛰어오르고 있었는데 주인은 휴대전화를 쳐다보며 한 손으로 개를 밀쳐내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으르렁거리다가 왈왈 짖고 말았다. 그 개가 점프하는 이유가 발바닥이 너무 뜨겁기 때문임을 알기 때문이었다.

요즘처럼 낮 기온이 30도를 훌쩍 넘으면 아무리 산책을 좋아하는 개도 나가고 싶지 않다. 특히 풀밭도 아닌 아스팔트를 걷게 하는 건 개를 고문하는 것과 같다. 섭씨 30도 날씨에 아스팔트 온도는 60도까지 올라간다. 인간들은 그렇게 예뻐하는 개가 맨발이라는 사실을 종종 잊어버린다. 굳이 온도계를 볼 필요도 없이, 손바닥을 아스팔트에 5초 동안 댈 수 없을 정도면 개가 발바닥에 화상을 입을 수 있다는 뜻이다.

어딜 가나 개를 데리고 다니는 미국에서도 매년 여름이면 개 주인들이 경찰에 체포되곤 한다. 한낮 쇼핑몰이나 음식점 주차장에 세워둔 차 안에 개를 방치했다가 동물 학대로 처벌받는 것이다. 바깥 기온이 32도라면 밀폐된 차 안 온도는 10분 만에 43도가 된다. 미국에서는 차에 갇힌 개를 구하려고 남의 차 유리창을 깨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고 한다. 한국에서 개를 구하려고 남의 차를 부쉈다가는 ‘블랙박스 몇 대 몇’ 프로그램에서도 100대 0으로 질 것이다.

이맘때쯤 미국 쇼핑몰 주차장 곳곳에는 ‘개 조심’ 경고문이 붙는다고 한다. “뜨거운 차 안에 친구를 놔두지 마세요” “뜨거운 차는 뜨거운 오븐과 같습니다” 같은 문구다. 내 맘에 쏙 드는 문구는 이거였다. “당신의 개가 핫도그 되지 않게 하세요(Don’t let your dog be a hot dog).” <다음 주에 계속>

토동이 말하고 한현우 기자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