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민 정부가 들어선 14대 대선부터 지난 19대 대선까지 여성 표심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후보를 결정짓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해왔다.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선거인 수도 여성이 남성보다 많고, 실제 표를 행사하는 비율도 18대 대선부터는 여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2030 여성들의 정치적 결집력이 커지면서 선거 판도에 영향을 미쳐왔다.

지난 9일 서울 영등포구에서 열린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규탄’ 기자회견 모습. /연합뉴스

실제로 대선 출구 조사와 선거 직전 예측 조사 결과 문재인, 박근혜, 이명박, 김영삼 대통령 등 당선된 후보를 지지하는 비율이 남성보다 여성이 더 높았다. 후보 각각의 남녀 지지율은 문재인(39.1%·42.0%), 박근혜(49.1%·51.1%), 이명박(50.6%·51.0%), 김영삼(34.2%·44.5%)으로 나타났다. 특히 18대 대선에서는 남성에게 1순위 지지(49.8%)를 받은 문재인 후보 대신, 여성에게 1순위(51.1%)였던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됐다.

가장 최근 선거인 19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60대 미만 모든 연령층에서 여성의 투표율이 높았다. 그중 격차가 가장 큰 연령층은 25~29세로, 남자 71.1% 여자 79.0%의 투표율을 보였다. 선거권을 가진 사람은 남자가 2102만명(49.5%), 여자가 2141만명(50.5%)이었고, 실제 투표한 사람 비율도 여성(77.3%)이 남성(76.2%)보다 높았다. 18대 대선도 마찬가지로 여성(76.4%)의 투표율이 남성(74.8%)보다 높았다.

그렇다면 최근 쟁점으로 떠오른 여성가족부 폐지, 할당제 폐지 같은 일부 대선 후보의 공약은 여성 표심에 어떤 영향을 줄까? 최근 ‘선거로 읽는 한국 정치사’를 펴낸 김현성씨는 “최근 이낙연 후보가 넉 달 만에 20%대 지지율을 보이며 반등하고 있는데, 여가부 폐지 이슈에 자극받은 여성 유권자들의 정치적 반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반여성적 공약을 계속 부각할 경우 얻을 건 이대남(20대 남성)이요, 잃을 건 그 외 전부가 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20대 남성의 표를 얻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 계속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장승진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젠더 갈등 상황에서 20대 남성은 소외감, 불만이 쌓여 강한 폭발력을 지닌 집단”이라며 “오세훈 서울시장과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당선에 20대 남성이 기여한 것으로 볼 때 이대남을 등에 업기 위한 공약은 계속 나오리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