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정헌'에서는 주인이 직접 만든 와플, 곶감말이, 전통차 한 상을 즐길 수 있다.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얼마 전에 천서진씨도 왔다 갔잖아요.”

은평 한옥 마을 초입에 있는 응정헌 주인 정현희(54)씨가 웃으면서 말했다. 천서진은 인기 드라마 ‘펜트하우스’ 주인공인 배우 김소연의 극 중 이름. 김소연은 최근 드라마 촬영이 없는 기간, 이곳을 찾아 잠시 쉬어가는 모습을 자신의 유튜브에 공개했다.

2019년 문을 연 응정헌은 주인 부부가 살던 한옥 2층과 마루·부엌 일부를 게스트하우스로 내주고 있다. 하루 한 팀만 받는 데다, 솜씨 좋은 안주인이 직접 만든 와플·곶감 말이 등을 한옥 앞마당에서 소풍 온 듯 즐길 수 있어 인기가 높다. 한옥 마을 내에서도 뷰가 좋다는 ‘생물 다양성 습지’를 바라보며 먹는 조식도 일품이다. 알음알음 이런 소식을 듣고 온 손님들이 몰려, TV도 넷플릭스도 없는 이 느린 숙소의 주말 예약이 벌써 10월까지 완료됐다.

은평 한옥 마을은 최근 ‘한옥 스테이’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굳이 연차 내지 않아도, 퇴근 후 가볍게 들러 1박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물론 며칠 묵을 수도 있다. 대부분 한옥이 2층으로 돼 있어, 한 층을 단독으로 쓸 수 있다는 점도 좋다. 2018년 대한민국 목조건축대전에서 본상을 받은 채효당, 히노키 탕이 있는 일루와유달보루도 인기 숙소다. 가격은 대개 1박에 20만~30만원 선.

취재를 마치고 밖으로 나서려는데, 정현희씨가 “여기 한번 앉아보라”고 누마루를 가리켰다. “저는 여기만 앉으면 걱정이 사라지더라고요. 인생 뭐 있나요. 좀 쉬어가세요.”

여름을 앞둔 습지에는 초록이 지천이고, 사방이 탁 트인 누마루에는 어디서 오는지 모를 시원한 바람이 날아들었다. 서늘한 누마루 바닥에 앉아 차 한잔을 마시고 있노라니, 정씨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