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의 성지 ‘원스 인 어 블루문’이 22년 만에 문을 닫는 날. 모든 공연이 끝나고 자정이 넘자 무대에는 공연 내내 여러 가수와 협연했던 색소폰 거장 이정식 홀로 남았다. 곧 영업 종료 시간. 이제 정말 마지막 연주다. 고요한 재즈바에 구성진 색소폰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가 선택한 곡은 ‘대니 보이(Danny boy)’. 그 어떤 곡보다도 열정적인 연주에 여기저기서 아쉬운 탄식이 흘러나왔다. 그는 “이 곡이 전쟁터에 간 아들을 그리워하는 아버지 마음을 그린 노래예요. 지금 우리들 마음 같아서 골랐습니다”라고 말했다.
처음 문을 연 1998년 재즈를 좋아하는 친구를 따라 이곳에 처음 와봤다. 재즈라는 음악을 처음 들어본 날. 파란색 네온사인 아래 뮤지션들의 신들린 연주를 보고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22년간 국내 재즈 문화의 성지로 자리 잡아왔는데, 올해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다가 최근 건물이 매각되어 결국 문을 닫게 됐다. 주인은 마지막 인사에서 웃으며 헤어지자고 말했다. 추억의 한 조각이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