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TV조선 연예 프로그램인 '남남북녀'에 출연한 전직 야구선수 양준혁씨. 그는 오는 12월에 교제 중인 여자친구와 결혼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그의 나이는 한국 나이로 52살이다.

만 쉰한 살인 전직 야구 선수 양준혁씨가 올해 12월 결혼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양씨는 스포츠계의 대표적 노총각. 지난달 말 그의 결혼 소식이 알려지자, 체육계뿐만 아니라 연예계에도 큰 화제가 됐다. 윤석열(60) 검찰총장은 2012년 3월 김건희(48)씨와 결혼했다. 윤 총장이 52세 때였다. 김씨는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결혼을 결심하게 된 이유에 대해 “오래전부터 그냥 아는 아저씨로 알고 지내다 한 스님이 나서서 연을 맺어줬다. 남편이 가진 돈도 없고 내가 아니면 영 결혼을 못 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결혼하라는 부모 성화에도 불구하고, 20~40대 남녀의 결혼은 해마다 줄고 있다. 반면 특이한 현상이 있다. 50대 이상의 결혼 건수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이 작성한 ‘혼인 부부의 연령별 혼인 건수’에 따르면 50세 이상 여성이 결혼한 건수는 2017년 1만4932건이었는데, 2018년에는 1만5400건, 지난해에는 1만5725건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반면 50세 미만 여성이 결혼한 건수는 같은 기간 24만9523건에서 24만2222건, 22만3434건으로 줄었다. 남성도 마찬가지다. 50세 이상 남성의 혼인 건수는 2017년 2만464건에서 2019년 2만1510건으로 늘어난 반면, 50세 미만 남성 결혼은 24만3991건에서 21만7648건으로 감소했다. 결혼이라는 대사(大事) 앞에 중장년은 젊은이들과 반대 길을 가는 것이다.

왜 그럴까. 전문가들은 크게 세 갈래로 분석한다. 이혼이 갈수록 많아지는 점이 우선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50세 이상 남성이 이혼하는 건수는 2017년 4만1698건에서, 2019년 4만8748건으로 8000건 이상 늘었다. 이혼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잠재적으로 재혼 가능성도 커지는 법. 실제 통계청 집계 결과 50세 이상 남성의 재혼 건수는 2017년 1만8338건에서 2019년 1만8863건으로 늘었고, 여성의 재혼도 같은 기간 1만4027건에서 1만4710건으로 증가했다. 이처럼 이혼한 중장년들이 재혼에 나서면서, 전체 혼인 건수가 증가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베이비부머(Baby Boomer·1955년부터 가족계획 정책을 시행한 1963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 등 50대 이상의 절대 인구가 많다는 점이 혼인 건수 증가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통계청의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50세 이상인 우리나라 인구는 2017년 1941만6308명에서 2018년 2011만5391명으로 증가한 반면, 50세 미만 인구는 3261만8798명에서 3217만6300명으로 줄었다. 통계청 인구동향과 관계자는 “젊은 층 인구는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줄어드는 데 반해 50세 이상 인구는 늘어나다 보니 혼인 건수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남녀 모두 과거보다 활발히 사회 활동을 하면서 뒤늦게 결혼을 결심하는 사회 분위기도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서울 종로구에 사는 A(51)씨는 최근 열 살 연하 여성과 결혼했다. A씨는 “30대부터 집안 사업을 이어받느라 여유가 없었다”며 “40대 후반부터 여유를 갖고 사람을 찾아보니 좋은 사람과 결혼할 수 있었던 거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