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를 4개월 남기고 퇴임하는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25일 “국토교통부가 ‘대통령실(청와대)이 불편해한다’며 지난해 11월부터 공사 인사에 개입하고 사퇴 압력을 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6·3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도 말했다. 공직선거법상 선거 출마를 위해선 3월 5일까지 사퇴해야 하는데, 본인 사퇴가 선거 출마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오자 선을 그은 것이다.
이 사장은 이날 인천공항공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현 정부가 전례 없는 인사 개입을 벌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한 3선 의원 출신인 이 사장은 26일 퇴임식을 열고 물러날 예정이다.
그는 이날 1시간가량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대통령실’과 ‘국토부’를 언급하며 “인사 개입과 표적 감사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사장은 “올해 1월 1일 시행 예정이었던 정기 인사를 하지 말라는 압력이 지난해 11월부터 있었다”며 “인천공항공사 사장의 고유 권한이며 경영권 행사에 가장 중요한 수단을 방해했다”고 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국토부 장관의 직속 부서인 ‘운영지원과’를 거론하면서 “20차례에 걸쳐 ‘대통령실이 불편해 한다’, ‘건별로 승인을 받아라’ 등 압력을 지속했다”고 했다. 이 사장은 그러면서 “일개 국토부 담당자가 대통령실을 팔아서 이런 범죄 행위를 저지르진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사장은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을 거론하면서 표적 감사 의혹도 제기했다. 지난해 인천공항은 주차 대행 서비스 개편을 추진했는데, 강 실장은 지난해 12월 이를 언급하며 국토부에 “국민 눈높이에 미흡한 점은 없었는지 철저히 점검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국토부는 이후 인천공항에 대한 대대적 감사에 돌입했다. 이 사장은 “대통령 비서실장이 특정 감사를 지시하는 건 직권남용”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해 말 이재명 대통령은 국토부 업무 보고에서 이 사장에게 공항 보안 검색 관련 질문을 했고, 이 사장이 대답하자 “옆으로 새지 마라” “참 말이 기십니다” 등 공개 질타했다. 이에 대해 이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지자들은 즐거워할지 몰라도 모욕 주기였다. 예능 프로 같았다”고 했다.
국토부 측은 이날 이 사장의 기자회견에 대해 “인사 개입 의혹은 이 사장의 일방적 주장”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