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산불이 대형화·장기화되는 가운데, 정부가 산불 대응 체계를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지난 3월 역대 최대 피해를 낸 경북 산불 같은 ‘초대형 산불’을 막기 위해, 국립공원별 산불 확산 예측 지도를 만들고 대응 장비와 인력을 늘린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30일 이런 내용의 ‘국립공원 산불 대응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산불을 최대한 예방하고, 산불이 나더라도 초기 단계에서 불길을 잡을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이번 대책의 핵심 중 하나는 국립공원별 특성을 반영한 ‘산불 지도’를 만드는 것이다. 과거 산불 이력과 산불 위험도, 지형, 기상 정보 등을 종합해 불길이 어느 방향으로 이동할지 예측해 지도를 만들고, 소방 차량 진입로와 소방 헬기 접근 동선 등 구체적인 대응 계획도 마련한다.
산불 관련 데이터를 미리 수집·분석한 뒤 산불이 났을 때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빠르게 진화하는 전략을 세우는 방안도 추진된다. 정부는 연기와 불꽃을 감지하는 ‘AI 산불 카메라’를 2030년까지 현재 18대에서 231대로 늘리기로 했다. 산불이 발생하면 즉시 현장 담당자와 소방 등 기관에 상황을 전달하는 ‘실시간 알림 체계’도 만든다.
산불 확산을 막는 ‘방어 시설’도 강화된다. 국립공원 내 마을이나 사찰, 문화유산 등 피해 우려 지역 주변에는 활엽수림을 조성해 산불 확산 속도를 늦춘다. 활엽수는 침엽수보다 수분 함량이 높아 비교적 화염에 강하다. 이 외에도 인근 주민들이 초기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소화기를 지원하고, 옥외 소화전도 추가로 설치한다.
입산객과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산불 예방 교육도 확대한다. 국립공원공단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국립공원에서 발생한 산불 84건 가운데 입산객 실화가 45건(54%), 주민 실화가 27건(32%)이었다. 산불 대부분이 ‘사람의 부주의’로 발생한 만큼 국립공원 입구 등에서 산불 예방 안내와 홍보 활동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1대뿐인 국립공원 산불 진화 헬기를 2030년까지 4대로 늘려 어느 공원에서든 산불 발생 후 1시간 이내에 투입할 예정이다. 또한 대규모 산불에 대비해 국립공원공단에 재난·안전 전담 조직을 새로 만들고, 접근이 어려운 산악 지역 화재에 대응할 산불 전문 인력도 추가로 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