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더불어민주당과 호남 정치권은 ‘KTX 호남 차별설’을 제기하고 있다. 호남선 KTX가 경부선 KTX보다 열차 편성도 적고, 좌석 수가 적은 열차(KTX산천) 비율이 높으며, 속도도 느려 호남 주민들이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왜 이런 주장이 나오는 것일까?

27일 본지가 KTX 운행 횟수를 확인해보니, 경부선은 하루 평균(평일 기준) 115회, 호남선은 55회 운행한다. 좌석 수가 많은 KTX-1(955석)의 투입 비율도 경부선은 83%, 호남선은 50%다. 평일 하루 총 좌석 수는 경부선(9만9001석)이 호남선(3만7573석)의 2.6배다.

지난달 19일 오전 광주송정역에서 열차 이용객들이 용산행 KTX에 오르고 있다. /뉴스1

경부선과 호남선의 운행 횟수가 크게 차이 나는 데 대해, 코레일 측은 “수요 차이로 발생한 차등 현상이지 차별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해 일평균 경부선 KTX 이용객 수는 11만9000명, 호남선은 3만5000명이었다. 이용률도 경부선은 111.2%였으나, 호남선은 90.7%로 전 노선 중 유일하게 100%를 넘지 않았다. 이용률은 열차 좌석 수 대비 실제 이용객 수를 뜻한다. 중간 정차역에서도 승객이 타고 내리기 때문에 한 좌석을 여러 승객이 이용할 수 있어 이용률이 100%를 넘길 수 있다. 좌석 점유율 또한 경부선은 66.4%였으나, 호남선은 60.3%로 전 노선 중 가장 낮았다. 좌석 점유율은 열차가 운행한 총거리 대비 좌석이 실제로 이용객으로 채워진 거리의 비율을 의미한다. 이 같은 수요 차이는 인구 규모 격차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영남(부산·대구·울산·경상) 지역 인구는 1248만8000명으로 호남(광주·전라) 지역 인구(493만6000명)의 약 2.5배 수준이다. 이는 두 노선의 총좌석 수 차이(2.6배)와 비슷하다. 좌석 수가 많은 열차인 KTX1 운행 차이에 대해서도 코레일 측은 “호남선은 이용객이 가장 많은 경부선 다음으로 KTX1 운행 비율이 높다”며 “호남축(호남선·전라선)의 KTX1 운행 횟수는 2015년 호남고속철도 개통 당시 22회에서 현재 46회까지 꾸준히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래픽=양인성

그렇다면 KTX 호남선이 경부선보다 느리다는 주장은 사실일까? 경부선 선로는 서울부터 부산까지 시속 300㎞ 이상을 낼 수 있는 고속선이다. 반면 호남선 선로는 광주송정역부터 목포역까지 구간 중 일부(26.4㎞) 구간에 고속선이 아직 깔리지 않아 최고 속도가 시속 160㎞에 그친다. 고속선이 깔린 호남선의 최고 속도는 시속 305㎞로 경부선과 동일하지만, 일부 구간의 경우 느린 속도로 운행되는 것이다. 정부는 KTX 속도가 떨어지는 호남선 광주송정~목포역 구간을 고속화하는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을 진행 중이다. 고속철도는 이용자 수요 등 경제성 평가 결과를 반영해 2단계에 나눠 고속선을 깔도록 돼 있었다. 경부선 고속철도도 2004년 1단계(서울~대구역) 개통 이후 2015년까지 나머지 구간(대구~부산역)을 단계적으로 완성했다.

다만 KTX 호남선은 2단계 사업이 끝나도 시간 단축 효과는 미미할 것이란 지적이다. 지난 2017년 광주송정역과 목포역 사이 구간에 무안공항역을 신설하기로 2단계 사업 내용이 변경됐기 때문이다. 무안공항역을 통과하기 위해 호남선 고속철도는 현재보다 서쪽으로 더 휘고 경로가 길어진다. 총 44㎞의 고속선을 추가로 더 짓는 것이다. 이 때문에 현재 36분 걸리는 광주송정역~목포역 구간 운행 시간은 2단계 사업이 끝나도 약 3분 단축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2단계 사업 비용도 2조4753억원에서 3조341억원으로 증가했고, 완공 시기도 당초 올해에서 2027년으로 미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