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설은 이례적으로 전국에 폭설이 예고됐다. 보통 설 연휴가 절기상 가장 추운 구간인 소한(小寒·1월 2일)과 대한(大寒·1월 20일)을 지나고 오기 때문에 한파와 대설을 피해온 것이다. 이에 전국적으로 수십㎝의 적설이 예고된 올 설이 최근 30년 간 가장 많은 눈이 내린 설로 기록될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27~28일 이틀간 수도권에 최고 25㎝의 눈이 내릴 것으로 예상됐다. 강원도 10~30㎝, 충청권 5~20㎝, 전라권 5~30㎝, 경상권 1~15㎝, 제주도 3~30㎝ 등 눈은 전국에 고루 내릴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눈은 북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가 따뜻한 서해상을 통과하며 큰 구름대를 만드는 28일에 특히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설 연휴에 눈이 내린 적은 있지만, 올해처럼 폭설이 내린 것은 이례적이다. 1995년부터 서울의 설 연휴 기간 적설량을 보면 올해까지 눈이 내린 적은 30년 동안 12번 있었다. 2022년 1월 31일과 2월 1일 이틀간 총 5.1㎝가 내린 것이 가장 많은 적설량이었다. 이어 2009년 3.9㎝, 2000년과 2012년이 각각 2.8㎝였다. 그런데 올 연휴 때는 서울에 곳에 따라 10~20㎝의 적설량이 기록될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 있다.
설에 폭설을 보기 어려운 것은 중국 쪽 대륙고기압이 세력을 확장하는 기간과 설 연휴 기간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일년 중 해가 가장 짧아지는 동지(冬至)부터 대한까지 한 달 여간이 가장 춥다. 이때가 대륙고기압이 가장 세력을 떨칠 때이기도 하다. 1월의 눈은 보통 대륙고기압이 불어넣는 찬 바람이 서해상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해기차(해수면 온도와 대기의 온도차)에 의해 눈구름이 발달하면서 내린다. 그런데 설 전에 대륙고기압이 약화하다보니 구름대가 잘 발달하지 않은 것이다. 구름대가 발달하더라도 적설량이 적었다.
그러나 올 겨울은 온난화 여파로 서해의 해수면 온도가 올라간 것이 예년과 다른 ‘변수’가 됐다. 현재 서해 중심부의 온도는 약 7~8도 정도로 평년보다 높은 수준이다. 해기차가 평소보다 크다보니 찬 바람이 서해상을 통과할 때 팝콘이 튀겨지듯 눈구름대가 커지게 되는 것이다. 바다 수증기를 많이 머금고 있어 눈은 축축하고 무거운 습설(濕雪)로 내리게 된다. 습설은 바람에 잘 흩날리지 않아서 내리는 족족 쌓인다.
27일부터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연휴가 끝날 때까지 계속 기온이 떨어지는 것도 적설량이 많아지는 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낮에도 중부지방을 중심으로는 기온이 낮다보니 눈이 녹지 않고 쌓이기만 하는 것이다. 특히 28일 아침 기온이 전날보다 4~8도 가량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여 빙판과 블랙 아이스(도로 살얼음) 위험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됐다. 28일 중부지방에선 한낮 기온도 영하권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28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0도에서 영하 1도, 낮 최고기온은 영하 4도에서 영상 6도로 예보됐다. 설 당일인 29일에는 최저 영하 12도에서 영하 1도, 최고 영하 4도에서 영상 6도의 기온 분포를 보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