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항공사 전경. /뉴스1

‘제주항공 참사’를 적극적으로 수습해야 할 한국공항공사의 사장은 8개월째 공석이다. 한국공항공사는 무안공항을 비롯한 전국 14곳 공항(인천국제공항 제외)의 운영·관리 등을 책임지고 있는 공기업이다.

문재인 정부 때 임명한 윤형중 전 한국공항공사 사장은 지난해 4월 사퇴했다. 이후 이정기 한국공항공사 부사장이 사장직무대행 자격으로 공사를 이끌고 있다. 김오진 전 대통령실 관리비서관이 공사 사장직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대통령실·관저 이전 사업과 관련해 감사원으로부터 받은 징계 조치 때문에 임명이 불투명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수장이 없는 한국공항공사는 경영 성적도 최악이다. 지난해 6월 발표된 ‘2023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낙제점에 해당하는 D(미흡)를 받았다. 창사 이후 가장 낮은 성적이었다. 2021~2022년도 평가에서도 C(보통) 등급을 받았는데, 이어진 평가에서는 더 낮은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안전 부문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 2023년도 경영 실적 평가의 세부 평가표를 보면 ‘안전 및 재난관리’ 부문에서 ‘E+’(아주 미흡)라는 낮은 점수를 받았고, ‘공항 안전·보안 사업 성과 관리의 적정성’이라는 부문에서도 D0를 기록했다. 한국공항공사 역시 지난해 7월 ‘경영성과개선 전담조직(TF)’을 만들면서 “안전 역량 제고 부족이 미흡한 평가 결과의 원인”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전리품’ 나누듯 사장을 임명한 것이 공항 안전을 위협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전문성이 부족한 ‘낙하산’ 사장들은 공항 경쟁력 향상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하고, 정치적인 이유로 툭하면 교체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항에서는 한국공항공사 사장 자리가 공석으로 경영 분위기가 어수선할 때 크고 작은 사건들이 종종 발생해, 리더십 부재 속에 공항 안전을 위한 관리에 소홀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2015년 박완수 전 인천공항공사 사장이 총선 출마를 위해 사퇴한 이후 인천공항에서 2건의 밀입국 사건이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