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고 있는 4일 오후 서울 충무로에서 우산을 챙기지 못 한 외국인이 황급히 뛰어가고 있다. 2023.10.04. /뉴시스

한반도도 기상 이변이 빈번해지고 있다. 예측 가능했던 날씨가 기후 변화 때문에 뒤틀리고 있는 것이다. ‘극한 강수’와 ‘극한 가뭄’이 대표적이다.

5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국에 기상 관측망이 설치된 1973년 당시 우리나라 연평균 강수량은 1038.9㎜였다. 연평균 강수량은 점차 증가해 2020년엔 1629.9㎜까지 늘었다. 그해 남부 지방은 집중호우가 쏟아져 섬진강 유역에 큰 홍수 피해가 발생했다. 강수량이 60% 가까이 증가하면서 과거 설계·제작된 제방 시설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게 됐다.

2000년 이전까지 우리나라에 한 해 1800㎜ 이상의 비가 내린 적은 한 차례도 없었다. 그러다 태풍 ‘매미’가 한반도를 강타한 2003년 1882.8㎜의 비가 퍼부으면서 역대 강수량 신기록을 세웠다. 강수량이 많아지는 것은 온난화로 해수면 온도가 올라가면서 햇볕으로 증발하는 수증기량이 늘기 때문이다. 지구의 70%는 바다이기 때문에 바닷물이 뜨거워지면 지구 기온도 올라가게 된다. 올해의 경우 태평양 감시 구역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엘니뇨’가 발달하면서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크게 상승했고 지구 평균 기온도 기록적으로 오르고 있다.

강수량 자체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시간당 강수량’이다. 과거 우리나라의 경우 장마 기간에 많은 양의 비가 한 달여 시간을 두고 전역에 골고루 내렸다. 빗물이 빠져나갈 시간을 벌어줘 지대가 낮은 상습 침수 지역을 제외하곤 큰 홍수나 범람이 발생하지 않았다. 4대강 본류를 정비한 4대강 사업 이후엔 본류가 범람하는 일도 없었다. 그러나 작년 8월 8일 서울에 시간당 141.5㎜의 집중호우가 쏟아지는 등 비의 패턴이 짧은 시간에 강하고 많이 퍼붓는 ‘극한 강수’로 변하고 있다. 기상 재해에 점점 취약해지고 있는 것이다. 엘니뇨는 11~12월이 전성기라 올겨울과 내년 여름 기상 이변이 더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