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폭우로 전국에 총 170건의 하천 제방 유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비가 충청권과 남부지방에 집중된 이달 7~17일 충남 127건, 충북 20건, 경북 13건, 전북 7건, 대전 2건, 세종 1건 등 유실이 발생했다. 기후변화 여파로 극한 호우가 해마다 심해질 가능성이 커 과거 강수량에 맞춰진 방재 기준을 대폭 강화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둑·댐·교량 등 국가 기반 시설은 보통 ‘100년 빈도의 극한 강수량’에 맞춰 건설된다. ‘100년 빈도 극한 강수량’이란 ‘100년 만에 한 번 나타날 강수량’이란 뜻이다. 하루 동안 내릴 수 있는 가장 많은 강수량이다. 현재 계산된 100년간 하루에 내릴 수 있는 최대 강수량은 187.1~318.4㎜다. 그런데 작년 8월 8일 서울 집중호우 때 하루동안 내린 비가 381.5㎜였다. 이미 예측치를 넘어서는 비가 내리고 있다. 과거 기준으로 건설된 시설들이 가속화 하는 기상재해에 맞서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특히 현재 노후화 된 댐을 홍수 예방 목적을 추가해 장기적으로 다목적댐으로 바꿀 필요성이 제기된다. 다목적댐은 댐 가운데 유일하게 ‘200년 빈도 극한 강수량’에 맞춰 설계가 진행된다. 지난 15일 물이 넘친 충북 괴산댐은 발전용 댐이다. 규모가 큰 국내 다목적·발전용 댐 중 물이 넘친 사례는 1980년 7월 22일 충북 괴산댐 사례가 유일했다. 43년 만에 발생한 댐 월류도 같은 댐이었다. 이 댐의 관리 주체는 한국수력원자력인데, 발전용댐이라 가뭄·홍수 예방에는 취약하다.
국내 댐은 목적에 따라 관리 주체가 다르다. 환경부 산하인 수자원공사는 다목적댐 20개, 생공용수댐 14개, 홍수조절용댐 3개 등 총 37개를 관리한다. 이 중 물이 넘친 사례는 아직까지 없었다. 산업부 산하인 한수원은 수력발전용댐 8개, 양수발전댐 13개를 관리한다. 농식품부는 전국에 3000여 개의 농업용 저수지를 관리하고 있다. 농업용 저수지는 용량이 작아 태풍이나 집중호우 때 물이 넘치는 경우가 잦다. 그런데 폭우가 잦아지는 만큼 댐 자체를 점진적으로 다목적댐으로 바꿔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