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시대에 한국환경공단의 역할은 친환경 전환의 주체인 기업, 지자체, 국민에게 실질적인 해법을 제공하는 겁니다.”

안병옥(60)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은 11일 본지와 만나 “환경공단은 환경부 정책의 전담 이행 기관으로 200여 개 개별 사업을 수행하며 우리나라 환경 전 범위를 관리 중이나, 그에 비해 국민 체감도는 높지 않다”며 “탄소중립 성패가 일상 곳곳으로 스며드는 ‘녹색 정책’에 달린 만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적극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환경 정책을 수립하는 환경부에서 차관을 지낸 안 이사장은, 재작년 12월부터 환경공단 수장을 맡아 기후대기, 물환경, 자원순환, 환경시설 등 다양한 분야의 정책들을 집행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발생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기차 폐배터리 처리 사업, 청정수소 생산 등 녹색 신(新)산업 발굴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했다.

안병옥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은 11일 본지 인터뷰에서 "환경 공단의 핵심 역할은 '친환경 설루션 제공'"이라며 "기업, 지자체, 국민에게 녹색 전환의 실질적 해법을 마련해드릴 것"이라고 했다. /한국환경공단 제공

―부임 후 조직 개편과 여러 신사업 추진이 있었다.

“부임하자마자 ‘디지털 혁신처’를 신설해 공단 업무를 디지털 전환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폐기물 선별장에서 재활용품 분리·선별을 편리하게 하는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 ICT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하수도 관리 체계 마련, 일반 국민이 환경 관련 데이터에 쉽게 접근해 활용할 수 있도록 공공데이터 DB(데이터베이스) 품질 관리 등도 추진했다. 디지털화를 통해 국민이 언제 어디서나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면 국민의 정책 참여도가 높아질 것이다.”

―지난해 시작한 ‘탄소중립포인트제’의 반응이 좋았다.

“종이영수증 대신 전자영수증을 받고, 일회용컵 대신 텀블러 사용을 권장하는 등 생활 속 탄소중립 실천 문화 확산을 위해 작년 1월부터 탄소중립포인트제 운영을 시작했고, 지난달까지 41만명이 이 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올해는 ‘텀블러·다회용컵 이용’ ‘고품질 재활용품 배출’ ‘폐휴대폰 반납’ ‘일회용컵 반환’ 등 4개 실천 분야를 중심으로 제도가 운영된다.”

―컵 보증금 제도를 시행 중인 세종·제주에선 일회용컵 사용 후 반납한 사람에게 200원의 인센티브를 주면서 ‘그린 워싱’ 논란도 있었다. 정작 카페 안에서 다회용컵으로 음료를 마신 소비자에겐 이득이 없었기 때문이다.

“일회용컵 반환 인센티브는 일회용컵 반납률을 높이고 컵 보증금 제도 조기 안착을 유도하기 위한 한시적 지원이다. 인센티브 도입 전인 작년 12월 5일부터 11일까지 일평균 반환량은 2464개였지만, 지급 후인 올해 3월 27일부터 4월 2일까진 7058개로 크게 늘었다. 일회용컵 사용에 대한 보증금을 내고 회수율을 높이면서 탄소중립의 인식이 확산되면 차츰 일회용컵의 사용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공단의 역할이나 규모에 비해 일반 대중은 공단이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른다.

“수자원공사는 ‘물’, 국립공원공단은 ‘자연’으로 업무가 명확하지만, 환경공단은 대표하는 사업이 불분명한 편이다. 공단은 기후변화·물환경·자원순환·환경시설 등 사업 분야가 워낙 넓기 때문이다. 다만 탄소중립을 위해선 이런 다양한 분야에서 힘을 합쳐야만 한다. 이런 사업들의 융·복합이 탄소중립이라는 과제를 푸는 데는 더 장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탄소중립포인트제’처럼 국민의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을 계속 내놓을 것이다.”

―현 정부에서 ‘녹색산업 수출’이 환경부의 큰 과제다.

“환경공단은 작년 2월 국내 ‘국제환경협력센터’로 지정돼 우간다 분뇨처리사업 등 총 386억원 규모의 5개 그린 ODA(공적개발원조) 사업을 수행 중이다. 코이카(KOICA) 등과 함께하는 582억원 규모의 ODA 사업 입찰에도 적극 참여 중이다. 특히 몽골과는 분뇨처리사업 1건, 대기모니터링 관련 사업 3건에서 협력 중이다. 또 아세안 지역 국제협력 분야에서도 ‘한-아세안 협력기금’을 활용, 아세안 회원국의 도시 고형 폐기물 통합 관리(폐기·분리·활용) 및 순환경제 구축을 지원 중이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역시 설립 취지가 물산업 진흥과 수출 지원인 만큼 기술 개발부터 해외 수출까지 원스톱 지원을 강화하겠다.”

―올해 호남권 최악의 가뭄 등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홍수 계획도 필요한데.

“하수도 분야에서 용수 부족 지역을 대상으로 한 ‘한국형 워터블렌딩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미래 물 부족에 대비해 댐·하천 등 상수원에만 의존하는 기존의 ‘집중형 물 공급 체계’에서 하·폐수처리수 재이용, 빗물 이용 등 다양한 수자원을 활용하는 ‘분산형 물 공급 체계’로 다변화하는 것이다. 강우 시 미처리 하수 빅데이터 관리를 통한 유역 수질 관리 강화 등도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