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은 관측과 예보를 기본으로 육상·해상·대기 상부를 아우르는 폭넓은 기상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사진은 기상청의 관측망 모식도다. 기상 레이더·관측 차량 등으로 육상을, 기상 관측선과 해양 기상 부이 등으로 해상을, 천리안 위성과 기상 항공기 등으로 대기 상부 관측을 한다.

날씨 예측은 시대에 따라 다양한 방법이 존재해왔다. 경험에 기반한 주관적 예측에서 점차 과학에 근거한 객관적 예측으로 변모했다. 초기 날씨 예보는 인간이 오랜 기간 축적해온 동물들의 행동 패턴 또는 천문 현상과 날씨의 변화를 연관시키는 방식이었다. ‘개구리가 울면 비가 온다’ ‘제비가 낮게 날면 곧 비가 온다’ 같은 속담이 나온 이유다. 이런 예측법은 하늘의 기운을 살펴서 공기의 움직임을 전망한다는 의미의 ‘관천망기(觀天望氣)’ 방법이라 불린다.

관천망기 시대를 지나 온도계·습도계·풍향·풍속계 등이 발명되며 ‘일기도’를 바탕으로 예보관이 날씨 변화 과정을 추론, 미래의 기상을 예측할 수 있게 됐다. 정량적 관측 자료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과학적 예보로 도약한 건 맞지만, 같은 일기도를 쓰더라도 예보관의 경험·지식·성향에 따라 다른 예보가 산출될 수 있기에 여전히 허점이 많았다.

현재까지 가장 발전한 형식의 예보 방법인 ‘수치 예보’는 대기의 운동(바람)이나 상태(기온·습도)의 변화를 설명하는 유체역학 방정식을 풀어, 현재 대기 상태에 더해 미래의 운동과 상태를 수학적으로 산출하는 방식이다. 수치 예보는 1950년대 최초의 컴퓨터인 에니악(ENIAC) 발명으로 성공했다. 에니악 테스트 중 하나가 수치 예보의 수행이었다. 이후 컴퓨터 성능의 급격한 발전과 위성·레이더 등 기상 관측 장비의 사용으로 인해 수치 예보 기술과 정확도는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우리 기상청은 2011년 한반도에 특화된 기상 현상 예측 향상을 위해 9년간의 독자 전지구모델 개발사업을 시작했다. 2019년 말 한국형 수치 모델인 ‘KIM(Korean Integrated Model)’이 개발됐고, 기상청 현업 환경에 맞게 조정돼 재작년 4월부터 현업 운영이 시작됐다.

한국형 모델은 우리보다 수십 년을 앞서 있던 일본 기상청 모델과 비슷한 성능을 내고 있다. 여기에 더해 우리 기상청은 양자컴퓨터를 활용한 수치 예보 기술 개발을 계획 중이다. 수치 예보 모델이 점차 고해상도화하기 때문에, 이에 따라 요구되는 전산량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기존 CPU(중앙처리장치) 기반의 수치 예보는 선진국을 우리가 계속 따라갔다. 반면 양자컴퓨터 기반의 새로운 수치 예보 기술은 아직 출발 단계다. 기상청 관계자는 “우리가 앞서서 기술 개발을 추진하면 전 세계의 수치 예보를 선도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