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챔피언 홍수환씨가 23일 오후 감사원 간부 및 직원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하고 있다. /감사원

복싱 세계 챔피언 출신 홍수환(72)씨가 지난 23일 감사원에서 감사원 간부와 일선 감사관들을 상대로 특별 강연을 했다. 홍씨는 1977년 11월 파나마에서 열린 WBA 주니어페더급 챔피언 결정전에서 파나마의 카라스키야 선수에게 2라운드에 4번 다운을 당하고 다시 일어나 3라운드에서 KO(넉 아웃) 승을 거둬 ‘4전 5기’라는 신화를 일군 주인공으로 유명하다. 홍씨는 이날 “‘4전 5기’의 뜻은 ‘4번 다운당하고 5번 일어나 이겼다’가 아니라 ‘4번 다운당하고 또 오기로 덤볐다’이다”라면서 “이 오기가 프로 정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홍씨가 가진 오기와 프로정신을 배우자는 취지로 이번 특강을 마련했다.

홍씨는 또 “카라스키야 선수와 시합 전 다들 ‘홍수환이 이길 수가 없다’고 하더라”면서 “그래서 연습을 더 열심히 했다”고 덧붙였다. 카라스키야는 당시 11전 11승에 11KO승을 기록하고 있었다. 그는 이어 “경기 전에 룰(규칙)이 바뀌었다. 원래는 3번 다운당하면 자동 KO(넉 아웃) 패였는데 이 룰이 없어졌다. 그래서 (4번 다운당하고도)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홍씨는 “경기 때 심판도 좋은 분을 만났다. 제가 다운당했을 때 카운트를 천천히 하시더라.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생각했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