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공항은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9년 착공했다. 당시 이 공항 사업을 주도한 국회의원 이름을 따 ‘한화갑 공항’으로 통한다. 인근에 광주공항과 목포공항이 있었음에도 선심 공약처럼 진행됐다. 사업 추진 당시엔 경제성(비용 대비 편익)이 1.45로 나왔지만 2003년 감사원 감사에서 “너무 부풀려졌다”는 지적을 받았다. 감사원은 무안공항 경제성을 0.49로 분석했다. 최근 5년(2016~2020년)간 무안공항 누적 적자만 833억원에 달한다. 이용객들이 너무 없다 보니 활주로에서 고추를 말리는 장면이 목격돼 ‘고추 말리는 공항’으로 불리기도 했다. 국토부가 분석한 가덕도 신공항 비용편익비율은 0.51~0.58이다. 이 때문에 가덕도공항도 ‘멸치 말리는 공항’이 될 것이란 조롱이 벌써부터 나돈다.

가덕도 신공한 조감도/국토교통부 제공.

김제공항은 2001년 국토교통부가 480억원을 주고 157만㎡ 공항 부지를 사 추진하던 중 감사원이 “수요를 분석하니, 정부가 예측한 수요의 18%(20만명)밖에 안 된다”고 제동을 걸어 사업이 중단됐다. 이 공항 부지에선 주민들이 20년 가까이 정부에 경작료를 내고 배추 등 농작물을 심어 기르고 있다.

국내 지방 공항 중에는 이처럼 정치인들이 주도해 경제성을 무시하고 지어져 골머리를 앓고 있는 곳이 즐비하다. 청주공항은 ‘노태우 공항’, 양양은 ‘김영삼 공항’, 울진은 ‘김중권 공항’ 등으로 불린다. 경북 울진공항은 1300억원을 들여 2010년 완공됐지만 비행편을 유치하지 못해 개항도 못 해보고 이후 비행훈련원으로 용도를 변경해야 했다.

현재 국내 지방 공항 14곳 중 13곳이 적자를 보고 있고, 이 중 10곳은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도 지역 곳곳에선 신공항 추진 계획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가덕도뿐이 아니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새만금신공항, 울릉도신공항, 백령도신공항, 흑산도신공항, 경기남부신공항, 제2제주공항 등 8곳에서 정부가 허가 내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