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로 지하화 구상

정부가 상습 정체를 빚고 있는 경부고속도로 동탄~강남 구간을 지하화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4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2021~2025년)에 동탄에서 강남 구간을 입체적으로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입체적 확장’이란 현재 고속도로 아래 30~40m 깊이 지하 터널을 뚫어 추가 도로를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지상 구간은 왕복 8~10차로이지만, 지하화 구간은 4~6차로가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경부고속도로 해당 구간에 대해 지하화 구상을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는 그동안 주로 서울 서초구청을 중심으로 서울 내 구간(한남~양재·7㎞)이 논의돼 왔다. 그러나 이번 계획은 양재에서 경기 화성 동탄까지로 구간이 다르고 거리도 30㎞에 이른다. 정부는 우선 동탄과 맞닿아 있는 기흥나들목(IC) 부근부터 양재IC까지 지하화를 추진하고, 이를 서울 강남 영동대로와 연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판교 부근에서 별도 노선을 쪼개 서울 일원동 부근으로 연결해야 한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판교 부근에서 기존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양재까지 갈 수도 있고, 강남구 삼성동·일원동 등으로 갈 수 있는 셈이다.

경부고속도로는 상습 정체로 사용자들 불편이 크다는 지적이 잦았다. 서울요금소~수원신갈나들목(IC) 6.5㎞ 구간은 양방향 모두 연중 정체가 끊이지 않는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기흥~양재 간 5개 구간 중 2곳은 서비스 수준이 이미 도로 용량을 초과한 F등급이고, 나머지 3곳은 최대 도로 용량에 근접한 E등급이다. 서비스 수준은 교통량에 따라 A~F 등급 6단계로 구분된다. 이를 풀려면 도로를 확장해야 하는데 경부고속도로 주변에는 이미 도심지가 들어선 곳이 많고, 보상에도 많은 돈이 들어가니 아예 지하화하겠다는 얘기다. 문제는 사업비다. 적어도 수조원 넘게 들어갈 전망이라 재원 마련을 놓고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에 내용이 반영된다 하더라도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국토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고, 교통량 분석을 추가로 해봐야 한다”고 했다.

노 후보자는 이어 ‘김부선(김포~부천선)’으로 불리며 논란이 된 서부권 광역급행철도(GTX-D)에 대해 “합리적인 방법을 찾겠다”고 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2일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안’을 발표하면서 GTX-D 노선은 김포에서 부천까지만 연결한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서울 강남~하남까지 연결되는 노선을 요구했는데, 받아들이지 않았다.